|2026.03.03 (월)

재경일보

철강재값 잇단 인상에 관련 업계도 ‘비상’

차값 상승 등으로 소비자 부담 가중될 듯

조성호 기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 여파가 건설·조선·자동차 등 수요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가상승까지 이어질 경우 철강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3일 출하분부터 냉연강판의 가격을 t당 18만원(22.9%) 오른 96만5000원에 공급키로 했고 동부제철도 t당 10만원 올린 96만5000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달 23일 철광석 등 원료가격의 급등을 반영, 1일부터 출하되는 열연강판과 후판 가격을 톤당 각각 16만원, 8만원씩 인상했다. 이로 인해 이 회사의 열연은 기존 톤당 69만원에서 85만원, 후판은 82만원에서 9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철근과 H형강 및 일반형강제품도 각각 톤당 4만원씩 인상됐다.

또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은 철근가격을 원료값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이 줄줄이 공급가격을 인상했다.

이 같은 철강재 인상은 수요업계인 자동차·건설·조선 업계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박은수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철강제품이 수요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설·조선·자동차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고, 아울러 물가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 철강재 가격 상승, 차값 상승으로 이어질까

무엇보다 철강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거나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 등 관련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8월 철강재 가격이 크게 오르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차값을 평균 1.9% 인상한 바 있다.

GM대우자동차의 경우 2008년 하반기 연식변경 등을 통해 원자재 인상분을 은근슬쩍 차값에 반영시켰다.

자동차용 강판(냉연) 등 철강재 가격 인상은 완성차 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차값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건설업계, 철강업계와 가격 협상 난항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건설업체와 철강업체 간 줄다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건설·철강 업체간 거래 중단 사태까지 빚어졌지만 양측은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와의 협상 무산으로 이미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7곳에 철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건설업체와 철강업체 간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면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고,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어 국내 건설 경기에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사들이 국내에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계속되는 아파트 미분양 사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어 건설사들은 진퇴양난의 처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양측을 중재하겠다고 나섰지만  건설업체와 철강업체를 각각 관할하는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 간 협의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조선업계도 '비상'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조선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산업의 불경기 상황과 공급자 간 경쟁구도 등을 감안해 후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 했지만 조선업계의 불만은 여전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서서히 조선 경기가 살아나나 했는데, 원가 부담이 늘어 걱정"이라며 "을인 우리는 포스코의 인상안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원재료 가격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을 우려한 지식경제부가 기업간담회를 열고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력 산업분야 대기업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가격 인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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