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 그리스에서 긴축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유혈(流血) 사태로 번진 가운데 남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은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와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 ‘패닉’…수출 비중 큰 기업 ‘예의주시’
금융시장은 곧바로 충격에 빠졌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전날(1684.71)보다 37.21포인트(2.21%) 낮은 1647.50포인트로 마감됐다.
전날 1680대를 기록했던 지수는 단숨에 164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번 유럽발 위기는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를 동결할 때마다 ‘글로벌 금융불안’을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변함은 없을 전망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재정건전성과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으로 이번 위기가 우리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로 인해 출구전략에 대한 정부의 뜻을 설명했다.
실물경제의 경우, 남유럽발 파장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건설업은 단기적·직접적 영향이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491억4786만 달러 가운데 유럽 지역에서의 수주액은 4억6999만 달러로 전체의 0.01%에 불과했다.
또 유로화를 쓰고 있는 유럽 지역으로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국내항공업계에도 파장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매출에서 유럽 노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로 적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출비중이 큰 기업들의 시름은 늘고 있다.
특히 그리스는 우리나라 선박 수출의 89%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시장.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유럽지역의 수출비중이 늘고, 유로화 결제도 늘어나는 추세. 유로화가 급락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재정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현지에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어서 수요위축 등은 물론 재무적 영향 등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 지역내 반도체를 제외한 가전, 휴대폰, LCD 모듈 등 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빅5에 들 정도로 큰 시장이다. 또 달러 결제가 50% 이상이지만 유로화 비중도 적잖아 최근 사태와 관련 판매, 영업 등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도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태리 등 서유럽 5개국을 포함해 유럽에만 모두 15개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폴란드에 2개의 TV 생산법인이 있고, 브로츠와프 법인은 냉장고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유럽지역의 사업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반면 반도체, LCD 업계는 대개 달러 결제를 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서는 다소 비켜나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제품 결제 및 원자재, 장비 등의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다.
◇장기화 ‘촉각’…더블딥 가능성은 ‘미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금융업계 대표, 금융 관련 협회장들에게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발 재정 위기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면서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정부와 국민, 금융회사들이 열심히 노력해 큰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위기는 진행 중”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남유럽국가로 전염될 가능성은 있지만 유로존 자체의 붕괴나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았다.
지식경제부와 코트라도 현재까지는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
유럽 전반으로 파장이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대신 그리스 비중이 큰 선박수출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피해사례는 접수되지 않고 있고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그리스 문제가 유럽 전체로 퍼지면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측은 그리스 지역 기업들과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현지상황 파악에 나선 상태. 조사 결과는 상황에 따라 이번 주 내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유럽 전체로 확산되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시장은 금융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이는 실물경제의 구조조정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설명> 지난 6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외대가 정부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AP=뉴시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