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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와 자회사 코스콤이 정보분배사업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다툼의 본질은 '정보'가 아닌 '사람'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하순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를 통해 "내년 7월까지 정보분배사업을 거래소로 이관해 관리·감독상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를 위해 180억 원 규모 예산을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정보분배사업은 현재 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이 담당하고 있다. 정보분배사업이란 호가정보, 체결 결과, 지수 등 각종 증시 거래정보를 증권사나 정보사업자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맡고 있던 거래소 전산팀이 1977년 9월 증권전산(코스콤의 전신)으로 분리된 뒤 지금까지 코스콤이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햇수로 33년째다. 정보분배사업은 코스콤이 올리는 수익의 30~40%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가 코스콤에게 넘겨준 정보분배사업을 되찾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3월말부터다.
감사원은 지난 3월 31일 "금융투자상품 거래시장에서 형성된 시세가 잘못 송출되면 큰 혼란을 가져오는데 거래소는 정보분배시스템을 코스콤이 소유·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은 "(코스콤이)지난 4년간 4차례 잘못된 시장정보를 송출해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으나 거래소는 정보분배시스템에 대해 사전에 어떠한 사고예방 조치도 하지 못했다"며 "코스콤이 운영하는 시장운영과 관련한 전산시스템을 정기적으로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를 기회로 거래소는 정보분배사업권 회수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 거래소는 감사원 선생님 말 잘 듣는 학생? 거래소의 본심은?
그러나 거래소가 정보분배사업권 회수에 나서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3월 31일 감사원은 정보분배사업 관리 외에 또 다른 지적사항을 내놨다.
감사원은 "거래소는 지난해 1월 차세대시스템 개발 완료 이후에도 기존 IT통합추진단을 IT개발부로 전환해 시스템 개발 등 업무를 담당(25명)하도록 하고 또 유가증권시장본부 등 사업본부 내 전산시스템 운영 담당 인력(34명)을 그대로 두었다"며 "그 결과 코스콤과 전산운영 도급계약을 맺어 차세대시스템 보완․운영을 맡기고도(해당 인력 136명)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전산 인력 59명을 IT개발부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력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공공기관 지정 후 구조조정 중인 거래소는 인력 감축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다. 거래소는 2012년까지 정원(750명)의 10%인 70~80명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2005년 이후 5년 만에 명예퇴직 신청까지 받았지만 신청자는 20명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이 "전산인력 59명이 코스콤과 사실상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거래소 측은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면 전산인력 59명이 한꺼번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쯤 되자 거래소 측도 마음이 바빠졌다. 자회사 코스콤 입장을 생각할 새도 없다. 감사원이 정보분배사업 관련 사항을 지적하자 거래소는 '옳거니'하며 해당 사업 회수 의지를 공표했다. 거래소는 정보분배사업을 가져와 거래소 직원들에게 맡기면 해고 위험도 사라질 것이라 판단한 듯하다.
거래소가 감사원 지적을 반긴 이유는 또 하나 있다. 현재 거래소는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보통신(IT) 부분을 흡수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거래소는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될 경우 우리사주조합은 약 669억 원(직원 1인당 약 9700만 원) 규모 시세 차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과정에서 주당 가격을 결정하는 부분이 바로 거래소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다. 정보분배사업까지 가져올 경우 거래소 주식의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당 가격은 더 올라간다.
◇ 애꿎은 코스콤, "뺏길 순 없다"
코스콤은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정보분배사업을 절대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코스콤은 거래소가 정보분배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현재 코스콤은 호가정보, 체결 결과, 지수뿐만 아니라 장외채권, 외환 등 시장 정보도 취합해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호가정보, 체결 결과, 지수 부분만 거래소에 넘길 경우 코스콤은 평소 하던 대로 나머지 정보를 고객들에게 보내야만 한다. 기능이 중복된다.
덧붙여 코스콤은 거래소 측의 정보분배사업 관련 노하우 부재도 지적하고 있다.
◇ 대안은 없을까? 거래소 IT인력을 코스콤으로 보낸다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정보분배사업을 가져오지 말고 전산담당 인력을 코스콤으로 보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전산 담당 계열사 1곳을 두고 있다. 각 금융지주사는 각 계열사 소속 IT담당 직원들을 모은 뒤 전산 담당 계열사로 배치했다. 그 결과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을, KB금융지주는 KB데이타시스템을, 하나금융지주는 하나INS를, 농협중앙회는 농협정보시스템을 두고 있다.
거래소가 상장 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과거에 고려했다는 점도 이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한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선물시장, 코스콤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거래소 IT직원을 코스콤으로 보낸다는 방안이 가시화될 경우 거래소 노조는 강력 반대할 것이 뻔하다.
거래소 직원과 코스콤 직원들 간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업무조건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코스콤 직원들은 자회사 소속이라는 점 때문에 거래소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하다. 코스콤 직원들은 눈치를 보느라 건물 내 체육시설도 마음껏 이용하지 못한다. 반면 거래소 직원은 이 시설을 마음껏 쓴다.
이런 상황 하에서 거래소와 코스콤이 정보분배사업권을 놓고 다투자 안 그래도 서먹했던 양사 직원들의 사이는 더욱 틀어지고 있다.
어쨌든 양사는 현재 정보분배사업권과 관련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와 감독기관이 아니면 양사 간 사업권 분쟁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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