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남유럽 재정위기…고비는 '7월'

장세규 기자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나라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남유럽 재정위기는 어느덧 세계경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불안요인으로까지 확대됐다.

남유럽 재정위기는 2007년 발발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간의 부채가 정부의 부채로 이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그리스 재정위기가 인근 남유럽 국가로의 전염을 넘어 유로통화동행(EMU) 체제의 붕괴까지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각성을 감지한 유럽연합(EU)은 7500억 유로 규모 재정안정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7500억 유로는 유로존 GDP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재정위기를 제거할 정도로 충분한 규모다. 7500억 유로는 PIGS 4개국의 대외채무(3조900억 달러)에서 대외채권(2조6800억 달러)을 뺀 금액인 5043억 유로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대책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가치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유로존 핵심국가인 독일과 프랑스 간 불협화음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9일 10개 금융회사의 주식, 유로존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 금지 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 남유럽 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남유럽 재정위기는 세계 각국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내증시 코스피지수도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속에 폭락해 지난달 말 1750포인트대에서 지난 20일 1600선까지 추락했다.

정용택·김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 남유럽 재정위기가 금융 문제에서 실물경제 문제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이 통합된 유로존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처럼 재정긴축 시 금리나 환율을 활용해 퇴로를 확보할 수 없다.

둘째 유럽연합 지원책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다. 7500억 유로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과 유럽중앙은행의 관련국 채권 매입 조치 등이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항목에 대한 이견이 있다.

정용택·김유미 연구원은 오는 7월이 남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로 거론된 나라의 정부 발행 채권 원금·이자 상환기일이 오는 7월에 몰려 있고 그 이후에는 당분간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연구원들은 "7월 이후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라며 "무분별한 안전자산 선호나 자금 쏠림 등은 7월 이후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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