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성공을 이룬 것은 구본무 회장의 ‘뚝심 경영’에 ‘창의와 자율’이라는 조직문화가 시너지효과를 낳은 것으로 요약된다.
구 회장의 뚝심 경영은 2차전지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빛을 발했다.
구 회장이 취임 6년째를 맞던 2001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0층 대회의실. 구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주요 투자결정을 내리는 자리였다. 이 모임에서 LG화학이 추진하고 있던 2차전지 사업에 일부 경영진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일본 산요 등 세계적 전자회사들이 2차전지 기술개발에 한참 앞서 있는데 적자를 감수하며 사업을 계속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8년째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자 사업 철수를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길게 봐라. 그동안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생각할 때 연구 ·개발(R&D)에 계속 투자하는 게 맞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반드시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2006년에 다시 파도를 만났다.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자 그룹 내부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이때 구 회장은 “끈질기게 하다 보면 성공할 날이 온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며 임직원들을 다독였다는 후문이다.
구 회장은 2차전지를 모델로 삼아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무 승진자 교육에서 구 회장은 “20여년 전 시작한 2차전지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려 했지만 결국 끝까지 도전했고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려면 10년이 걸리든 50년이 걸리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를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웨이’로 신성장동력 달다
구 회장은 올 경영 키워드로 ‘그린 웨이’를 제시했다.
올해 신년 LG그룹 임원 모임에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그린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 현재 주력 사업들도 친환경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진화해야 한다”며 “미래 계획 수립 때 반드시 환경을 고려해 그룹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TF를 구성, 계획을 만들어 사장단협의회를 거쳐 ‘그린 2020’ 전략을 확정했다.
이 전략은 오는 2020년까지 연구·개발(R&D)에 10조원, 설비에 10조원을 각각 투자해 그룹 매출의 10%를 그린 분야에서 달성하는 것이다. LG그룹은 지난해 125조원을 달성했는데 2020년에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면 ‘그린 사업’ 한 부문으로 현재 30위권 그룹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그린 웨이’ 전략에 따라 LG그룹은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이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태양전지, 차세대 조명, 차세대 전지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에는 재료부터 발전 사업까지 주요 계열사들이 태양광 전 분야에 속속 진출했다. 차세대 전지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공장 기공식을 한데 이어 오는 9월 말부터 충북 오창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 매출 2조원과 세계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LED 분야에서는 1조원을 넘게 투자한 파주 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저전력 고효율 신제품 개발도 늘린다. LG전자는 LED(발광다이오드) 모듈과 저전력 LCD 모듈을 채택한 TV, 고효율 냉각장치를 적용한 냉장고, 지열을 사용하는 냉·난방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판매를 강화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와 전자종이 등 저전력 디스플레이 신제품 개발을 맡는다.
◆온실가스 줄이는 사업자 구축
LG그룹은 그린 경영을 통해 연간 5000만t의 온실가스를 절감할 계획이다. 우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형광등 조명을 모두 LED 조명으로 바꿔 전력 소비량을 45% 줄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신제조공법과 공정혁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LG전자는 신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고,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구미 LCD 6공장에 설치한 온실가스 감축설비(연간 55만t 절감 효과)를 다른 공장에도 확대 할 방침이다.
신기술,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면 2020년 생산량 원단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해보다 40% 줄인다. 예를 들면 석유화학제품 1t을 생산할 때 1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면 2020년에는 0.6t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공정 관리를 최적화시켜 물 사용량도 2020년까지 30% 줄이기로 했다.
◆‘창의와 자율’로 가시적 성과 거둬
구본무 회장은 ‘창의와 자율' 조직문화를 강조한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쏟아지며 신사업으로 연결되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탄생해 매출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LG화학은 보고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들이거나 중구난방식 회의를 없애기 위해 '보고, 회의, 퇴근문화 변혁 활동'을 실시 중이다. 핵심 업무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LG전자는 다른 기업이나 외국의 혁신 사례 정보를 공유한다. 자발적으로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이라는 온라인 모임을 운영, 분석한 내용을 메일로 발송한다.
LG하우시스는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LG CNS는 신사업 제안 게시판을 참신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는 LG생활건강이 꼽힌다. 지난해 5월말 LG생활건강은 홈쇼핑 방송을 통해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을 모집했다. 방판사업의 특성상 이직이 잦아 모집의 어려움을 모색하고 있던 상황에 사내 제안방에 올라온 아이디어를 보고 즉시 실행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 방송 3회 만에 500여명이 지원했다. 부가적인 결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지난해 방판 매출액이 2200억원으로 처음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2008년 1700억원에 비해 30% 급성장한 수치다.
LG생명과학은 업무 성격상 원하는 출퇴근을 자율로 실시하고 있다. 생산라인을 제외한 전직원이 오전 7~10시 사이에 출근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근무하고 자유롭게 퇴근한다. 오전7시에 출근하면 오후4시에 퇴근할 수 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린 웨이’는 인류에게 중요한 환경문제를 경영 차원에서 소중히 다루는 신성장동력”이라며 “앞으로 고객이 실질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경영 키워드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 그동안 전지사업을 추진해 오며 쌓은 노하우도 있고 나는 LG화학이 계속하는 것이 맞다고 보며,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
- 2001년 11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인 자리에서
▶“한 분야를 깊게 파는 전문가들은 자칫 배타적이 될 수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면 보다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2010년 8월 LG그룹 내 연구·전문위원 80여명과의 대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고, 어려움을 겪는 분야도 있다. 잘되는 사업은 현재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위협을 경계하며 지금의 고객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2010년 7월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책상에서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과 교훈을 얻고 돌아오길 바란다.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력을 갖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젊은이가 돼라”
-2010년 6월 LG글로벌 챌린저 발대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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