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하반기 증시 이슈 키워드] 미래가치 빛나는 ‘숨은 진주’ 찾아라

모바일 콘텐츠 시장 약진 속 기후변화 이슈 주목

김동렬 기자

"올 하반기 핵심 이슈로는 중국 소비 서프라이즈, 모바일 생태 변화, 글로벌  설비투자의 둔화, 기후변화(녹색테마)의 재부각 등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말,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올해 증시 화두로 ▲기후변화 이슈의 부각 ▲IT·자동차·부품소재 업종의 강세 ▲모바일 트렌드 등에 기반한 신 소비 섹터의 급부상 ▲해외 M&A의 증가 ▲남북관계 영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단기적 실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라기보다는, 금융위기 이후 큰 틀에서의 지형 변화를 전제한 굵직한 화두들이었다.

황 센터장을 통해, 상반기까지 이들 테마의 증시 영향을 돌아보고 하반기 부각될 이슈를 점검해본다.

◆ 상반기까지 전개된 양상을 보면

"연초 대비 지수 상승이 제한적이었던 가운데 업종간, 또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주가 상승률의 편차가 심했던 만큼 종목 선택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던 상반기였습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기, LG화학, LG이노텍, 제일모직 등 부품 소재 업종의 대표 종목들은 발군의 수익률을 올림으로써 예상에 화답했다. 연초 대비 시가총액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모두 34개인데, 이 중 5개가 IT부품·소재 섹터에 해당하는 기업들이다.

큰 반향을 일으킨 스마트폰의 증시 영향력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폰을 국내에 처음 상륙시킨 KT의 주가가 2년여만에 한때 5만원대를 돌파했고, SK컴즈 등 컨텐츠 연관 업체 주가 역시 강한 상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시장 내 의미 있는 순위변화를 아직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으로 대별되는 모바일 테마의 진정한 승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종은 완성차와 부품 모두 괄목한 주가 강세를 나타냈지만, IT업종에서는 세트업체(LG전자·삼성전자)의 주가가 부품(삼성전기·삼성SDI·LG이노텍) 기업 대비 다소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해외 기업들의 주가 하락 및 구조조정 필요성, 우월한 국내 업체들의 재무적 체력이 맞물려 여건이 성숙한 것으로 보았던 해외 M&A는 기대만큼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 모바일 패러다임, 종편…컨텐츠 시장의 강력한 돌풍

"워낙 변화가 빠르고, 연관된 기업들의 명멸이 심할 영역이기 때문에 종목 선택은 극심한 난제입니다. 하지만 일단 높은 브랜드 가치와 가입자 충성도를 확보한 기존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스마트폰 확대 국면에서 갖는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전날인 지난 5월27일, 소니와 일본 주요 통신 사업자인 KDDI, 요미우리 신문사는 전자책 기획 합작사의 설립을 발표했다. 아이패드에 의해 전자책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의한 발빠른 대응이었다.

이 컨소시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바로 다이니뽄 프린팅(Dainipon Printing) 이었다. 현재 도서 시장에서 출판 컨텐츠와 독자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인쇄 기업으로서는, 이 시장을 외면할 수도 없지만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는 법이다.

모바일 기기 확산은 보다 강력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도입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국산 제조업체 및 이동통신업체들이 전장에 뛰어듦에 따라, 신제품의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패드의 상륙도 예정되어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의 뜨거운 초도 물량 반응 등에서 드러나듯, 아이폰의 강력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 욕구는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올해 하반기 국내시장에서만 스마트폰 판매량이 400만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인터넷과는 전혀 무관한 영역에 있던 기업들에게도 웹 기반 컨텐츠와 연계된 수익 모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의 특징이 '어플'을 통한 확장성인 것 만큼이나, 스마트폰이 시장의 주류가 된다고 할 때 그 수혜의 폭이 제조 연관 업체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이다.

독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으면 전자책 컨첸츠 시장이 달아오를 것이고, 쇼핑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각광을 받으면 연관 온·오프라인 쇼핑몰 업체에 대한 관심이 제고될 수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본격 보급 이후의 양상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들이 갖는 중요한 특성은 또 있다. 이미 오랫동안 축적된 웹 기반 컨텐츠를 중요한 정보의 소스로 활용하고 있을 뿐,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웹 2.0 개념을 통해 이미 구현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스마트폰을 통해 엄청나게 증진된 인터넷 접근 편이성에 따라 소통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스마트폰 OS와 하드웨어에서 확고한 입지를 선점한 기업들이 최근까지 음원업체나 광고업체들의 인수 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결국 모바일 디바이스 확산 이후 수익 모델은 컨텐츠 확보에서 갈음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기존 인터넷 업체들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풍부한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 온라인 쇼핑업체 등은 이제 스마트폰을 통한 '소비'가 본격화되는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진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같은 경향은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이 임박해 감에 따라 점증할 컨텐츠 시장 확대 기대감과 함께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 '예상 상회'를 계속 타전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소비

"결론적으로 중국 소비 테마는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그 강력함을 더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통적인 소비재 기업들이 여전히 주목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재 성격을 갖는 IT·자동차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보다 매력적일 것으로 봅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이 16개월 만에 전월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자산 시장이 전체적인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눈길을 끄는 지표는 바로 중국의 소비였다.

5월까지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4.2%로, 부의 자산 효과로 인한 소비 감소 우려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최근의 소비 증가율은 2007~2008년의 호황국면에 버금가는 높은 성장세다.

물론, 최근 전년대비 판매 증가율이 20% 미만으로 둔화된 중국 자동차 시장 등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연간 1300만대 이상으로 성장한 세계 최대 시장이 매년 수십%의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도 또 다른 비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성장률 둔화는 정책 부양 수잔에 의존했던 일회적 소비 폭증으로부터 정상적 추세로의 전환이라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역설적으로 자산 효과에 의해 소비가 거의 지지받지 못한 것이 상반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하반기 소비 증가 여건은 오히려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 글로벌 Capex의 부활 여부는 불투명

"글로벌 설비 투자의 재개가 가능할 것인지는 사실 다소의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과거 여느 경기 침체-회복 사이클을 보더라도, 기업 지출은 이전 수준까지를 회복하는데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지표다. 1990~1991년 경기침체에서는 9분기, 2000년 경기침체에서는 무려 5년3개월이 소요됐다. 2009년 3분기 비농업·비금융 미국 기업의 투자는 5년전 수준인 8090억달러로 추락한 바 있다. 이후 2분기 연속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2006년 1분기 수준인 1조달러에 도달하고 있다.

과거 30년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경기 바닥 직후 회복 국면에서 4개 분기 연속으로 기업 투자가 증가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 2000년대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기업 투자가 증가한 사례가 단 2차례에 그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하반기 기업 투자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BP의 원유 유출 사태 등에 따른 규제 강화, 임금 인상 압력 등은 기업의 자발적 투자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이는 자본재 섹터에는 분명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과 달리 기업 투자가 공격적 증가 양상을 보인다면 자본재 섹터가 일약 시장의 주도 섹터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경기가 완전하게 회복된 이후 1983~1984년, 1992~1993년에 기업 투자는 5분기 이상씩 증가한 선례가 있다.

◆ 기후변화 이슈는 유효할 듯

"상반기에 가장 부각되지 못했던 영역이긴 하지만 기후 변화·녹색 테마는 하반기에 다시 부각될 여지가 큽니다. 2차 전지 연관 기업을 제외하면 오랫동안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던 태양광, 풍력, 바이오 연료 연관 기업 중 꾸준한 설비투자가 진행되어 온 기업들의 부각 가능성을 예상합니다"

우선 지난해 흐지부지 끝나버린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확정하지 못한 Post-2012, 즉 교토의정서 이후 체제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교토체제 이후 탄소배출권 거래 등을 골자로 한 현행 Cap and Trade 시스템의 유지 내지는 강화여부가 최대의 관건이다. 시스템 하에서는 일본 종합상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탄소 배출권 거래에 국내 상사 및 건설사 등을 중심으로 한 참여의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기후변화회의는 12월 멕시코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연말로 갈 수록 이 이슈에 대한 관심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달 내 해상풍력개발 실증단지 조성지역 확정, 내달 로드맵 수립, RFS(수송연료에 바이오연료 혼합을 의무화하는 것) 등 국내 정책적 이슈도 지속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시보레 볼트, 리프 등 전기자동차의 양산 출시가 본격화되는 것도 중요한 흐름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전기자동차 개발업체인 First Solar의 주가가 6월 저점 이후 30% 이상 상승하는 등 다시금 관심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 'Again 2004'와 머니 무브…증권, 건설, 제약업종 부각 가능성

"올해는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이 40%를 상회해 2004년 이후 최대의 전년대비 이익 증가를 나타내는 해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해외 기업 대비 투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는 점은 실적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데 충분 조건이 됩니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이 9개월째 바닥 수준을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만이 매수의 주체로 부각되는 상황이 지루하게 지속되는 한편 시장은 여러 악재를 두들겨 맞으면서도 끊임없이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의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높지만, 기업 실적과 관련해서도 2004년 사례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2004년은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3% 상승한 해였지만, 정작 주가는 상반기 내내 지리멸렬한 상태를 면하지 못하다가 간신히 연간 10% 내외의 상승에 그쳤다. 반면 2005년과 2006년은 2년 연속 감익 상황이 계속되었음에도 시장은 초강세를 보였다.

기업 실적이 계속 증익 추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히 시장의 최대 호재겠지만, 한 단계 큰 레벨업이 이뤄진 이후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시장 상승의 명분이 된다.

시장 국면이 2004~2005년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된다면, 국내 자금의 증시 무브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증권업종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세가 단연 괄목하다.

또한 개인투자자의 상대적 선호가 높은 건설업종, 제약업종 등의 수익도 매우 양호한 양상을 보인다.

두 업종은 모두 규제, 구조조정 등 부정적 환경 일색인 상황을 1년여 이상 거쳐오면서 가장 저조한 수익을 보여 온 업종이기도 하다.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구조조정의 종결이나 규제의 현실화 이후 '살아남는 승자효과'를 누릴 기업들 위주로 재기를 모색할 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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