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사퇴 의사를 전격 표명한 것은 7·28재보선 한나라당 압승으로 여권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잡을 계기를 마련한 지금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자신의 사퇴 의사를 명확히 해, 8월 초 여름휴가를 거치며 개각을 위한 장고에 들어갈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권 하반기를 이끌 진용을 새롭게 갖추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해 9월 말 취임 이후 '세종시 총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앞장서 추진해 왔으나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입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정 총리의 사퇴설이 흘러나왔고, 보다못한 이명박 대통령이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세종시 문제와 사퇴를 직접 연결짓자 "내가 그 물음에 답하는 것 자체가 세종시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정 총리는 6.2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심판론을 내세운 야권이 승리하자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뒤에도 사의를 밝혔지만 이 대통령이 재신임하자 다른 국정과제에 전념했다.
특히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문제가 터지자 조직의 쇄신을 지시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 방안 마련을 주문하는 등 계속적인 업무 추진으로 '총리 흔들기'에 대응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의 사의에 대해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 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것이 총리의 평소 신조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당초 내가 생각했던 일들을 이뤄내기에 10개월이라는 시간은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는 말로 그동안의 소회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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