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진重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미필적 고의’ 논란

김동렬 기자

한진중공업이 안전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시켜 중대재해를 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3일 오전 8시50분경, 이 회사의 부산 영도조선소내 건조 선박에서 '헤치커버 레일 서포트 세팅 작업' 중 H빔 서포트가 전도되면서 하청업체인 유영기업 소속 김모씨(63세)가 협착돼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24일 박세민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번 참사를 회사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노동자 살인행위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 상태를 말하는 법률용어다.

박 국장은 "불과 일주일 전에도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자들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작업방식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 관리감독자들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고현장을 확인한 결과 전도 방지를 위한 지지대 설치 등 최소한의 안전보강재가 설치되지 않은 채 작업이 강행되고 있었다"며 "작은 충격에도 레일 서포트가 전도될 수 있는 위험상태가 방치된 셈이다"고 말했다. 안전작업 절차를 규정한 안전작업표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까지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 23일 전도되며 문제가 된 H빔 서포트. 지지대가 없으며, 높이도 맞지 않아 어긋나있다.
▲ 지난 23일 전도되며 문제가 된 H빔 서포트. 지지대가 없으며, 높이도 맞지 않아 어긋나있다.

여기에 이번 재해가 발생하기까지 회사측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1번에서 6번까지의 작업 중 1번에서 3번 작업은 직영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였다"며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선박 건조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자, 회사는 이를 사내 하청업체에게 위탁하는 위법을 저질렀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사내 하청업체들이 작업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고, 적정한 장비지원도 없이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노조가 임금및 단체협약(임단협) 문제로 계속 파업을 강행 중인 것과 연계, 사안에 대해 무리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일주일 전과 동일한 사고가 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며 "지금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우리는 열심히 (안전 확보)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검사도 받고 있다"며 "유감스러울 따름이며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재용 사장의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고용노동부에 즉각적인 특별안전감독 실시를 촉구할 방침이다. 또 안전보건제도의 규제완화 가속화 및 조선업 자율안전관리제도가 잘못된 정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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