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페루 FTA ‘매우 포괄적…수준 높아’

김동렬 기자

한국과 페루가 30일 양국 경제 및 통상의 제반 분야를 망라하는 FTA(자유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이번 FTA는 상품, 무역구제, 위생 및 검역(SPS), 원산지, 통관,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지적재산권, 경쟁정책,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노동, 환경, 경제협력 등을 다뤘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FTA 체결로 양국간 경제·통상 관계의 강화, 우리나라의 남미지역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 확보 및 한·페루간 자원 협력·투자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페루 FTA의 분야별 주요 내용에 대해 알아본다.

◆ 10년 이내 관세철폐

양측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고 있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모두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향후 양국간 교역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승용차, 칼라TV, 세탁기, 냉장고, 플라스틱, 고무, 철강, 화학제품 등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페루 측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승용차(페루 관세율 9%)와 관련, 대형차 3개 세번에 대한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중형차 3개 세번에 대한 관세는 5년내, 기타 승용차 세번에 대한 관세는 10년내 철폐키로 했다.

이 밖에도 페루는 칼라TV(페루 관세율 9%)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세탁기(17%)는 4년내 철폐, 냉장고(17%)는 10년내 철폐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對페루 승용차 수출 규모는 연간 약 9700만달러로, 對페루 수출 총액의 16.2% 차지하고 있다. 또한 칼라TV 990만달러, 세탁기 25만달러, 냉장고는 263만달러에 이른다.

우리 측은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 양허 제외 및 농산물 세이프가드, 계절관세, 장기 관세철폐기간 설정 등의 예외적 수단을 확보했다.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인삼류, 명태 등 107개 품목을 양허 제외했고, 여타 202개 민감 농·수산물은 10년 초과 장기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다만 페루 측 관심품목인 오징어(우리 관세율 10~22%, 對페루 수입액 2500만달러)의 경우, 수입액이 큰 냉동·조미·자숙은 10년내 관세철폐, 기타 오징어는 5~7년내 관세를 철폐한다.

또 다른 주요 수입품목인 커피(우리 관세율 2%, 對페루 수입액 1900만달러)는 즉시 관세철폐, 아스파라거스(신선 및 조제 20~27%, 13만달러)는 3년내 관세철폐, 바나나(30%, 6000달러)는 5년내에 관세를 철폐할 계획이다.

◆ 개성공단 상품 한국산 인정

양측은 양국 교역관계를 균형있게 반영한 중립적인 특혜 원산지규정에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서는 품목의 민감성과 원자재 해외 조립 비율 등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기준에 합의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받기 위한 역외가공 조항에도 합의했다.

◆ 세이프가드 도입

한·페루 FTA에 따른 관세 감축으로 국내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상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실행관세율(MFN)까지 인상할 수 있는 양자 세이프가드(safeguard) 제도에 합의했다.

이와는 별도로 닭고기, 무당연유, 치즈, 천연꿀, 녹두, 팥 등 민감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도입한다.

◆ 위생·검역위원회 설치

양측은 WTO SPS(세계무역기구 동식물위생검역협정) 상의 권리·의무를 확인하고, 양국간 SPS 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양자간 위생 및 검역 관련 협력 또한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 기술규정·평가 상호 인정

양측은 앞으로 기술규정 및 표준의 제정 및 개정 과정에 있어 투명성을 강화키로 했다.

또한 자국 기술규정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자국 기술규정 또는 표준과의 적합을 보장하는 경우, 상대국의 기술규정 또는 적합성평가절차 결과의 동등성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 기간산업 규제권한 유지

우리나라는 한·미 및 한·EU FTA에서 개방한 분야에 대해,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개방했지만, 전기·가스·방송·통신 등 기간산업에 대한 규제권한을 유지했다.

반면 페루는 전기·가스·발전 서비스 등을 양허하는 등 페루·미국 FTA를 제외하고 페루가 체결한 FTA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키로 했다.

투자 분야에서는 기존 한·페루 투자협정에 비해 투자 보호수준을 강화, 한국 투자자의 페루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對페루 에너지·자원 분야 투자가 확대되고 한·페루 에너지·자원 협력 관계가 강화돼,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 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시입국(인력이동) 분야에서는 양국간 일시입국을 통한 서비스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양국의 출입국조치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상용방문자, 무역가 및 투자자, 기업내전근자, 전문가 등에 대한 비자발급 규정을 완화할 계획이다.

◆ 저작권 기간 연장

양측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현행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다만 우리 측은 협정 발효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한 부속서에 기재된 지리적 표시(한국 82개, 페루 4개)를 상호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 조달시장 개방 및 경제협력

양측은 정부조달 및 민자사업 시장을 상호 개방하고, 입찰·낙찰시 과거실적 요구 금지 조항을 포함키로 했다. 이에, 우리 기업의 페루 정부조달 및 민자사업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된다.

아울러 학교급식 조달 예외 조항에 합의, 학교급식용 식자재 구매에서 우리 농산물 우선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양측은 FTA 발효 후 2년 이내에 수산협력약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에너지·광물 자원 분야 협력 및 투명성 강화한다는 조항에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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