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상장 실질심사로 우회상장 문턱 높인다

우회상장, 신규상장 기준으로 심사한다

박중선 기자

자본시장연구원이 '우회상장 관리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함에 따라 금융정책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우회상장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한다.

2일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연구원은 자격미달, 부실 비상장사가 뒷 문을 통해 손쉽게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우회상장 관리 제도를 대폭적 손질한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 동안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어왔으나 이를 간과하고 있던 금융당국이 시가총액 4천억원이 공중분해 된 네오세미테크로 인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급하게 대응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김갑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소를 포함한 금융당국과 조율을 거쳐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 ▲비상장 기업 가치 평가 공정성 제고 ▲우회상장 규제대상 확대 ▲우회상장 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 방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우회상장 실질심사 제도는 우회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상장에 준하는 수준의 상장심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회상장 기업공개(IPO)에 준하는 실질심사를 받는다
현 국내 우회상장 요건은 비상장기업에 대해 신규상장기준 중 재무요건 등에 대해서만 형식적으로 심사를 하였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회상장도 기업공개(IPO)에 준하는 실질심사를 받는다. 이는 상장 후 조기 퇴출이 될 만한 부실기업을 철저한 잣대로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거래소는 "앞으로 기업지배권에 변동이 있고, 비상장업체가 상장하게 되는 효과를 있는지를 판단하고 우회상장 여부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의 경우 우회상장을 유형화하지 않고,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간의 기업결합의 결과 기존의 상장법인이 다른  기업으로 바뀌는 경우 이를 우회상장으로 간주하고 신규상장에 준하는 상장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김 연구위원은 "이제 우회상장에도 일반 상장기업과 같은 상장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이 원칙이 될 것"이라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우회상장은 기업결합 시너지와 신속한 상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정감사인 제도, 우회상장기업 실질심사 도입
우회상장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네오세미테크의 경우처럼 비상장기업에 대한 부실회계감사가 우회상장기업의 조기퇴출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막기 위해 지정감사인 제도를 도입한다. 지정감사인 제도를 도입하면 우회상장 전에 감사보고서를 다시 한번 감사를 진행함으로써 좀 더 철저한 회계작업으로 분식회계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는 우회 상장 후 곧바로 상장 폐지된 기업들은 대부분 비상장법인의 기업가치가 평가되었다는 점에서 비상장기업의 부실로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해하고 우회상장이 머니게임화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우회상장기업 실질심사 도입 또한 시장 건전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회상장기업 실질심사란 장외기업과 상장기업의 재무구조가 신규상장 조건에 미달할 경우 우회상장을 승인하지 않는 제도로 상장부적격 기업이 우회상장하거나 조기 퇴출이 우려되는 부실기업이 거래소에 진입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이다.

한편 이번 M&A규제 방안으로 M&A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연구위원은 " 상장 규정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M&A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효율적인 M&A 시장의 위축이 아니라 비효율 불건전한 M&A의 방지가 목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인수합병이 위축될 테지만 이 제도는 부실기업이 상장한 후 곧 퇴출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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