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 많은 OSB를 어떻게 다 파나

700컨테이너 국내 입고…내년 여름까지 소진 안 될 수도

나무신문 서범석 기자

“좋은 술과 안주 먹은 다음에 게워내는 기분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기 상한가를 달리던 OSB(Oriented Strand Board, 구조용집성판재)가 목조주택자재 수입업계의 골칫거리 신세로 전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빨라야 내년 봄, 길게는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말까지 국내에 입고되거나 입고를 앞둔 OSB 물량은 700컨테이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많게는 800컨테이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물량은 평상시 우리나라 소비량에 비춰볼 때 내년 봄까지 쓸 수 있는 양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극도로 얼어붙은 목조주택 경기 하에서는 내년 여름까지도 소진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용케 물건을 판매한다고 해도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 수입돼 들어오는 물량 대부분은 지난 6월부터 7월 초에 집중적으로 매입된 물건들인데, 산지가격이 꼭지점을 찍었을 때 계약된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당 200달러대 전반에서 수입되던 OSB 산지가격이 200달러대 후반으로 올라가면서 대부분 국내 수입업체들은 매입을 중단한 상태였다. 300달러대에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합판 대체’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OSB 퇴출론’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산지가격은 400달러까지 치솟아 올랐고, 이미 OSB 국내 재고가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 것. 산지가격이 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국내 수입업체들이 매수에 나섰으며, 이를 기점으로 OSB 산지가격은 가파르게 하락곡선을 그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하락세는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00달러 넘게 떨어져, 7월 초에는 270~280달러까지 추락했다가 반등했다.


때문에 수입업체들은 소위 ‘물타기’ 물량 늘리기에 집중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수입량이 700컨테이너까지 늘어나게 됐다는 분석이다. ‘물타기’에 성공했다고 해도 수입가격이 평균 350달러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 경우 경기 광주를 중심으로 한 10여개 대형 수입업체당 손실액은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50달러로 계산했을 때 OSB의 장당 원가는 1만7000원 정도로 계산되고 있는데, 시중 유통가격은 8월 중순에 이미 1만5000원대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조만간 1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조짐도 보인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장에 3000원의 손실만 계산해도 전체 손실액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컨테이너 하나에 1100장 정도가 실리고, 30컨테이너만 수입했어도 1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700컨테이너 전체로는 20억원이 넘게 된다.
또 비교적 높은 가격인 400달러대에 집중해서 물건을 잡았을 경우에는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 ㎥당 100달러 손실의 경우, 1컨테이너에 40㎥가 실린다고 가정하면 1컨테이너에 500만원 정도의 손실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30컨테이너에 1억5000만원 손해라는 말이다.


더욱이 일부 자금력이 부족한 소형업체에서 이른바 손 터는 물건과 큰 업체들 간의 가격 경쟁이 불붙을 경우에는 이보다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최근 국내의 대형 OSB 유통 및 소비업체들은 ‘싸봐야’ 300달러대인 국내 입고제품 구매 대신 산지에서 200달러대 후반 제품을 직접 수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제품 역시 이달 중순경부터는 국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산지가격이 400달러대에 진입한 시점에 국내 재고가 쇼트난 상태였다. 이때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잡는 바람에 가격이 내려갈 때에도 적정량 보다 많은 양을 잡는 악순환이 벌어졌다”면서 “이번의 가파른 가격 상승과 하락은 아무래도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미국과 캐나다 쪽 딜러들의 장난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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