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륭전자 ‘6년 노사분쟁’ 극적 타결

비정규직 10명 1년6개월 후 정직원 채용

김동렬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치했던 이른바 '기륭전자 사태'가 1895일만에 일단락됐다.

분쟁은 2005년 7월 인력파견업체로부터 파견된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뒤 도급직으로 전환되면서 시작됐다. 서로간의 법적 투쟁 및 격렬한 시위 등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노사분쟁 사업장으로 인식됐으며, 경영진이 세 차례나 교체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이 이어졌다.

기륭전자 노사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인식을 갖고, 마지막까지 농성을 벌였던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10명을 고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좌측)와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윤현규 기자
▲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좌측)와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윤현규 기자

회사와 조합은 사회적 통합과 노사 상생을 위해 갈등을 종식하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특히 회사는 복직 유예기간 1년6개월 이후 비정규직 직원 10인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양측은 유예기간 후 회사 재정상태 등에 따라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추가로 둘 수 있도록 했다. 

상호 제기된 고소·고발·압류·손해배상 등 모든 민·형사상 소송은 상호 취하한다. 상호 취하서와 처벌불원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것은 물론, 상호간의 민·형사상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향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농성·집회·시위·비방 및 이와 관련된 인터넷 활동을 중단하고, 향후 매체를 통해 상호 비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좌측)와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합의서를 교환하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윤현규 기자
▲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좌측)와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합의서를 교환하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윤현규 기자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는 "그간 서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처도 많지만 오늘 합의로 회사는 탄탄대로에 서게 됐다"며 "모든 역량을 준비된 사업에 집중해 내년 1000억원대 매출과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싶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의 용단과 김소연 분회장의 양보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영춘 부사장은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과거는 훌훌 털자"며 "누가 잘했고 승리했고는 과거지사다. 합의의 기본 바탕인 상생 정신으로 회사를 발전시키자"고 했다.

이에, 박유기 위원장은 "노사관계와 비정규직, 불법파견의 상징이었던 이 문제가 6년간 인간 인내력의 한계를 넘나든 끝에 합의됐다"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불법파견 문제 개선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소연 분회장은 "회사가 잘 되야 하니 앞만 보고 가자"며 "비정규직의 고통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합의로 회사는 그간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셋톱박스와 네비게이션 등 국내외 영업활동에 탄력을 받을 것이다"며 "올해까지 노사분쟁 이전의 매출 1800만달러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시리우스사와 재계약이 성사되면서 내년 주문량이 동기 대비 195%로 늘어나는 좋은 소식이 있었다"며 "이번 노사합의를 통해 시리우스의 매출 증가와 함께 내년을 흑자로 전환하고 전 회사가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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