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하나금융·외환銀 ‘사모펀드 먹잇감’ 우려

사모펀드 투자 참여시 하나금융 대주주 등극 가능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사모펀드로부터 유치하려 한다는 최근의 보도에 대해, 하나금융의 자금조달 방식을 비판하고 그 부작용을 걱정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많다.

이는 하나금융이 국내·외 시장의 냉담한 반응으로 인해 사실상 SI(전략적투자자) 유치가 실패한 상황에서, 사모펀드를 FI(재무적투자자)로 선택할 경우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그간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에 대해 비판했던 한국의 국부유출, 기업정보 유출 등의 금융산업적 위험이 그대로 하나금융에서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권 중 취약한 지배구조를 지닌 하나금융이 사모펀드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을 유치할 경우, 1월10일 주가 4만3950원 기준으로 약 11.42%에 해당하는 최대 사모펀드 주주가 생겨나게 된다. 또한 최초 매매계약 발표시점인 작년 11월25일 주가 3만9000원 기준시 12.68%의 최대 사모펀드 주주가 될 수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인 골드만삭스가 8.6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최대주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물론 은행법상 금융비주력자(산업자본)의 지분보유를 9%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이 복수의 사모펀드를 선택해 사모펀드 당 지분 소유비율을 9% 미만으로 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특성상 사모펀드간 이익 극대화를 위한 교감이 있을 경우에는 충분히 야합(Co-work)을 통해 경영진 교체 및 배당지급율 상향 등 주요의사 결정과정에 손쉽게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따라서 사모펀드의 하나금융 지분참여에 대해서는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고, 금융당국의 엄정한 관리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사모펀드인 론스타로부터 구하겠다던 하나금융이 또다른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그 사모펀드가 하나금융의 대주주로 등극하게 되면, 하나금융은 물론 론스타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한 외환은행까지 결국 사모펀드의 지배를 고스란히 받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현재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이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하나금융 및 하나은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했으며, 이로 인해 하나금융은 현실적으로 사모펀드 외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투자자금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건전한 투자를 통한 자금유치는 몰라도 사모펀드로부터 재무적 투자를 받는 것은 외환은행 노조가 주장하는 대로 공멸로 갈 수도 있는 금융구조가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사모펀드로부터의 무리한 자금조달에 대해 국가경제를 위해 면밀한 조사와 재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줄곧 유치하려던 전략적투자자는 없고 사모펀드만 투자자로 거론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결국 사모펀드가 하나금융을 지배하게 된다면 그간 김승유 회장이 주장한 외환은행 인수명분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인수계획을 철회하고 그간 합병으로 엉망이 된 분열 직전의 조직부터 추스려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법률 관계자도 "실제 사모펀드의 총액 투자범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가 없어 사실상 금융권 지배구조가 사모펀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사모펀드의 하나금융 지배구조 참여는 한국 금융산업의 건전한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도 시도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 9월 기준으로 하나금융은 외국인 지분이 무려 60.02%로 대주주가 골드만삭스(8.66%), 국민연금(8.19%), Alliance Bernstein L.P(7.31%), CRMC(5.15%)다. 현재도 사모펀드 성격이 강한 대주주가 있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에 대한 추가적인 사모펀드의 참여는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경쟁력이 높아, 건전한 투자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작년 9월말 기준 외환은행의 자산은 116조2000억원으로 하나은행 167조6000억원의 70% 수준이다. 직원 수는 외환은행 7300여명, 하나은행 9300여명이다.

하지만 당해 3분기까지의 순이익은 외환은행이 8190억원으로 하나은행(7169억원)보다 앞선다. 기업대출 비중도 외환은행이 더 높지만, 연체율은 6대 은행 중 가장 낮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건이 무산되더라도 외환은행의 기업 가치와 고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충분히 있다"며 "예를 들어 정부가 결단해 산업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면 다른 기관들도 조금씩 들어올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하나금융보다는 건전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즉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것이 제때 판명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배제돼 정부 측의 참여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

또한 "작년 법적으로 우리사주조합이 정상화됐다. 건전한 국내자본이 참여한다면 임직원들도 동참할 용의가 있다"며 "배당을 론스타 같은 사모펀드보다 국내자본이 받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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