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은행(사측) 생각은 알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안나가면 어쩌나 생각했을거거든요. 하지만 생각했던 만큼의 인원이 나가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성과향상추진본부(이하 성과본부)를 폐지하고 노사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KB국민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성과본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32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지난해 노사합의로 유보키로 했던 성과본부 설립을 올 초 강행하며 영업성과가 부진한 219명을 배치했다.
성과본부에 소속되면 6개월간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올려야 영업점에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2년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휴직해야 하며, 이를 거부하면 퇴직명령을 받는다.
그는 "정확히 3244명이다. 희망퇴직을 진행하기 전에 성과향상추진본부 발령 명단을 만들어 통지하고,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성과본부로 보내겠다는 것이 은행의 방침이었다"고 꼬집었다.
"(희망퇴직을 개인) 자의에 의해서 해야하는데 은행 전 조직이 사활을 걸고…김앤장에 의뢰해서 이렇게 공고하면 법적으로 문제되는지의 여부까지 문서로 작성해서 본부장들 나눠주고, 그 사람들이 지점장들 교육시키고…굉장히 조직이 시끄러워진거죠."
그는 "노조는 사측이 성과본부에 대해서는 유보하고, 개인의 자발적 의사를 보장하는 희망퇴직을 먼저 실시하자고 해서 교섭에 들어갔다. 향후 노사가 성실히 협의토록 한다고 약속했고 회의록에도 정확히 남아있다"며 "하지만 합의 후 사측은 성과본부 배속 명단으로 계속 쪼았고 노조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토로했다.
◆ 조직에 대한 불안·배신감 팽배…'폭발직전'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해 10월7일 저녁 8시부터 일산연수원에서 임원급 교섭에 들어갔으며, 9일 새벽 0시30분 유강현 노조 위원장과 민병덕 행장간 대표자 교섭을 통해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당시 유 위원장은 "은행의 어려운 점은 노조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직원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생과 고통분담을 운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은행과 지주를 비롯한 경영진이 직원의 가치를 인정할 때 노조는 대화에 임할 수 있고 상생을 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민 행장은 "현 상황에 대해 일반 직원들의 잘못은 없다. 일부 경영판단의 오류로 작금의 위기가 도출된 것이다"며 "직원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또 알게 됐다. 임기 중 분명하게 직원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요 합의사항에는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을 유보하며, 향후 성실히 협의키로 한다' 및 '10월 중 개인의 자발적 의사를 보장하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한다' 등이 명시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약속한 것은 (성과본부 신설을) 하지않겠다는 것이었는데 말이 안 되는 얘기만 계속했다"며 "사측은 '나가지 않으면 성과본부에 발령해서 너는 퇴출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봉급 받고 나간 사람과 안 받고 나간 사람이 문제가 된다. 법적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협박하며 신설을 강행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이 지금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 불만이 폭발직전이다"며 "이 상황이 계속 가면 노조 간부·집행부 뿐만 아니라 전 조합원이 다같이 싸울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단체협약 위반한 취업규칙은 무효…노사 신뢰 회복해야
"업적을 1~2년간 평가해서 업적이 나쁘면 징계하고 대기시키고 면직시키려고 하는데, 단체협약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명확히 명시해놨다"
그는 "모든 회사에는 취업규칙이 있는데, 이는 단체협약에 근거해서 작성되는 것이다"며 "징계사유가 명확히 있지만 실적이 나빠서 징계한다는 내용은 없다. 사측은 이런 것 까지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구조상 직원을 퇴출시킬 수 없다"며 "그럴 수 있다면 희망퇴직제도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 돈 줘서 합의할 일이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직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대충 보일때만 일하고 나머지는 다른 일을 알아본다. 성과본부 때문에 언제 잘릴 지 모르니까 투잡 준비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다"고 하소연했다.
성과본부 프로그램이 또 다른 역량을 키움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서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 이런 악질적인 방법 말고 여러 방법이 있지 않느냐"며 "멘토를 지정한다든지 연수를 시킨다든지…(직원의 평가가) 억울한 것이 없는지도 잘 봐야한다"고 말했다.
"아무 직원에게나 이것(성과본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세요. 하나같이 불안해하고 '퇴출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협박한다고 하는데…국민은행의 성장동력이나 직원 충성, 장기적으로 고객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겁니다."
끝으로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상생하고 협조하는 기업은 잘 되더라. 가장 기본적인 것은 노사간의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사측에 의해 신뢰는 완전히 무너지고 계속 일방통행만 있을 뿐이라, 노조는 계속 강하게 맞서고 쟁의에 돌입하고…그러면 은행 전체가 손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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