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H2 등급은 고시에서 삭제…일정기간 행정처분 없을 것
삭제보다는 지도감독 강화…산림청의 강한 시행의지 필요
목재제품의 품질표시 의무제도 시행이 보존처리목재(방부목)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림청은 이미 올해 관련예산 5억원을 배정해 놓고 국립산림과학원 품질시험팀과 다섯 개 지방산림청을 중심으로 단속반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학원은 지난 22일 방부목 생산 및 유통업체와 조경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보존처리목재의 품질관리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
과학원에 따르면 품질표시 단속은 ‘품질표시관리메뉴얼’이 만들어지고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소정의 교육이 이루어진 다음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정기간 동안은 행정처분보다는 계도기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과학원 강승모 박사는 설명회에서 “품질표시 의무 품목은 합판, 방부목, 구조용제재목, 목재펠릿 등이지만, 가장 많은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방부목을 첫 시행품목으로 정하게 됐다”며 “품질표시는 과학원 고시를 변경해 번들 단위가 아닌 개개제품에 대한 품질표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또 “현재 ‘품질표시관리메뉴얼’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단속 공무원들이 방부목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쉽게 단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방부목에 대한 사전지식과 이해관계가 없는 상태에서의 메뉴얼 적용이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H1, H2, H3, H4, H5로 나뉘어져 있는 방부목의 사용환경범주에서 H1과 H2를 삭제할 예정이다”며 “가압방부목의 경우 H3부터 생산되며, 고시에 H1과 H2가 남이 있을 경우에는 이 등급 제품을 생산해서 품질표시를 하면 적법한 상태가 되고, 이후에 ‘불량 방부목’으로 쓰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와 같은 과학원의 방부목 품질표시 의무화에 대한 업계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품질관리 강화를 통해 업계의 실추된 위상을 제고하고 침전식 방부목 등 불량 제품에 내준 조경재 시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H1과 H2 등급 삭제 문제와 주문제품에 대한 개개제품 품질표시 어려움 등에서 과학원과 업계간 이견이 보였다. 또 발주처의 고질적인 납기단축 관행이 먼저 고쳐지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과 주무부서인 산림청의 무관심 등이 이날 설명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한국목재보존협회 이종신 회장(충남대 교수, 목재보족학 박사)은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H1과 H2를 없애는 것은 문제가 있다. H1과 H2도 분명한 방부목이다. 정자의 서까래처럼 H2 방부목이 쓰이는 곳이 있다”며 “각 등급의 방부목들이 적재적소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H3 등급으로 처리해서 H5 등급으로 쓰면 어떻게 할 건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영풍목재 박세환 대표는 “규격화된 기성제품에 대한 품질표시는 수월하지만, 조경시설재의 경우 원형, 팔각, 육각, 타원 등 형태와 규격이 천차만별이다”며 “이런 것은 개개단위가 아닌 번들 단위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산수종합목재 강현규 대표는 “목재의 납품은 보통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면서 마지막에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원에서 시험성적서를 받으려고 해도 25일이 걸린다. 그런데 이런 기간을 용인해 주는 건설사는 없는 게 현실이다”면서 “품질표시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산림청은 행정적인 규제에 앞서 생산업체들의 고민을 먼저 풀어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동 김태인 대표는 “기대를 많이 하고 여기에 왔는데 가지고 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질타한 뒤 “품질표시는 이미 2009년에 결정돼 2010년에 아무 것도 못한 채 지나간 문제다. 지금은 어떻게 언제 시행할 것인지 나와야 한다”며 “오전에 산림청 산림자원국장과 목재생산과 사무관을 만났는데 이런 설명회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과학원과 산림청의 안일한 대처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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