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출 받아서 나무 살 때”?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기자
산지가격 계속 오르고 국내 재고량도 최악의 상태
문제는 경기…기초자재 수요는 하반기에 살아날 것

 


대부분 목재제품의 국내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지만 산지가격 폭등과 수요부족 등 요인으로 수입업체들의 구매포기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구매시점에 대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은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나무를 사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바람’이 불면 대출이자는 ‘새발의 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섣부른 재고확보는 자칫 운전자금 경색을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3월 현재 상당수 목재제품의 산지가격은 지난해 연말 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이상 올라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3월 들어서는 수입업체들이 수입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3월 선적 물량이 국내에 들어와야 할 4월 중순 이후로는 재고량 부족이 극심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나무신문 3월14일자, QR코드>


또 이와 같은 산지의 가격 상승과 공급량 부족은 적어도 오는 6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인 봄 시장이 정상적으로 살아나지 않는다고 해도, 약간의 ‘봄바람’만 불어줘도 가수요 등과 합쳐진 수요가 무섭게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2년여를 이어오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가 과연 언제 살아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경기 광주 PS종합목재(풍산목재) 유승근 대표는 “동남아 지역은 특히 지금 우기인 관계로 벌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3월부터 벌목이 시작되더라도 4,5월은 돼야 선적이 가능하다”며 “벨 나무도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예전에는 산판이 항구 바로 옆에 있었지만, 지금은 승용차로 대여섯 시간은 가야 하는 곳에 산판이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또 “국내 단가가 언제 설지는 모르지만, 산지 가격 또한 계속 올라갈 것이다. 지금은 물건을 팔지 말고 가지고 있어야 할 때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상당수 수입업체들이 물건을 가지고 있을 힘을 잃고 싼 가격에라도 출하함으로써 재고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 연말부터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에서 싸게 나오는 물건이 있으면 모두 매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국내 시장은 거의 모든 제품들이 수입원가 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이와 같은 현상이 ‘바람 불기 직전의 현상’이다”며 “이런 일이 지난 IMF 사태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2,3개월 바짝 불고 끝났지만, 지금은 원자재가는 물론 해상운임, 인건비 등 모두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때처럼 쉽게 잦아드는 바람이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일특수목재 박준범 대표는 “목재업계에 들어온 지 12년 됐는데, 산지가격이 이렇게 폭등한 적이 없었다”고 운을 땐 뒤, “지난 겨울 수요가 없다보니 수입업체들이 구매를 거의 안 했다. 국내 재고량도 (지난 12년 간) 최저 수준이다. 산지가격도 오르고 국내 재고도 없고 수요도 없는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다”며 “작년 11월에서 12월에 물건을 확보한 업체는 좋은 시절이 올 것이다. 자금만 있다면 물건을 사야할 시점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고 싶어도 시장에 덤핑물건도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과연 수요가 언제 생길까가 관건이다”며 “기초자재와 마감자재 시장으로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아파트 등 마감자재는 지금 대단히 안 좋은 상황이며 기초자재는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터우드 이남희 대표는 “대출까지 받아서 물건을 확보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앞으로 물건이 딸릴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특히 합판이나 구조재 등 기초자재들부터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해서 마루 등 마감자재, 이후 조경재 등 시장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수종합목재 강현규 대표는 “원목시장은 북양재와 남양재 모두 수요에 비해 공급은 원활하다. 문제는 수요가 없다보니 판매가격이 원가 이하에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금만 가지고 있으면 (대부분 제품을) 원가 이하에 살 수 있을 정도로, 수입업체들이 재고 보유 능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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