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뉴스와 人物 / (주)중동 김태인 대표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기자

“불량품 생산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방부목에 대한 품질표시 의무제가 4월부터 6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도입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첨예하게 대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대표적 방부목 생산업체 중 하나인 (주)중동 김태인 대표를 만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논란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김 대표는 지난 1983년 결성된 바 있었던 한국목재보존기술진흥회(초대회장 심종섭, 전북대 총장역임)에 초대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우리나라 목재보존산업 역사의 산증인이다.  <편집자 주>

 


최근 방부목에 대한 품질표시 의무제 시행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우선 품질표시를 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내가 만든 상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지금 몇백원짜리 공산품들, 볼트 너트 전구 사탕 이런 것도 전부 상품에 생산회사가 어디인지 표시한다. 그런데 유독 목재만 표시를 안 하고 있다. 왜 안 하는지, 정말 한탄할 일이다.


목재제품의 품질표시는 당연한 것이다. 지금까지 안 된 것이 기형인 것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목재제품은 모두 생산회사와 등급 등이 표시되고 있다. 품질표시는 소비자와 국민의 권익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 또 내가 만든 것이라는 자부심과 차별화를 통해 더 열심히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예기간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과 즉각 시행을 주장하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방부목은 이미 2004년 7월1일부터 품질인증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그러고 2008년 4월1일부로 15% 인증품을 만들고, 2009년도에는 25%, 2010년에는 35%를 만들라고 하고 있다. 지켜지지는 않고 있지만, 이것으로 이미 유예기간과 예고가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


한 회사에서 만들면 100% 정품이 나와야 한다. 지금처럼 정품과 불량품을 섞어서 만들어도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 얘기는 소비자가 어떤 건 정품을 쓰고 어떤 것은 불량품을 쓰라는 얘기와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품과 불량품은 혼재해서 쓸 수 없다. 따라서 정품과 불량품은 비교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유예라는 것은 행정당국이 국민의 편의를 위해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유예기간을 두면 그 동안에 불량품을 만들라고 하는 얘기인데, 불량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손해 보게 된다. 이런 게 어떻게 유예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6개월 동안 유예한다는 것은 국민이 또 6개월 동안 속고 6개월 동안 엉터리 방부목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것은 즉시 시행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시행해서 국민을 기만하지 말아야 한다.

 

김태인 대표께서는 평소 ‘원칙’을 강조하면서 보다 강력한 품질관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시설이 잘 갖춰진 중동에게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하는 의도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설이 잘되고 못 된 것의 기준이 무엇인가. 잘 갖췄다 못 갖췄다의 기준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중동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다른 곳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없다면 그것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중동은 지난 82년부터 목재방부를 하고 있다. 이에 따른 노하우가 있을 수 있다. 이 노하우는 높은 생산성과 모양 좋은 가공을 한다는 의미이지, 방부를 더 잘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방부는 일단 등급별 성능을 갖춰야 하는 게 기본이다. 때문에 성능이 좋다 나쁘다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방부성능은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다.

 

 

산림청은 방부목 품질표시제 시행에 따른 조치로 H1과 H2 등급 방부목을 고시에서 삭제한다고 한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규격을 만드는 산림과학원과 산림청에서 그렇게 만든다고 하면 쫓아가야 할 것이다. H1과 H2는 가압방부가 아니고 도포나 침지방부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고시에서 삭제한다는 것 같다.


그런데 H1과 H2도 옥내에서 대들보나 서까래 등에 쓰이고 있는 방부목이다. 이런 것도 분명 방부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H’ 대신 ‘C’를 쓴다든지, 기호를 다르게 하면 소비자들도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삭제 말고도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품질표시제 시행의 난제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사후관리 문제다. 단속반 운영 등에 있어 예상되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조언해 준다면.
1:10:100이라는 법칙이 있다. 생산공장에서 많이 쓰는 페덱스의 법칙이다. 완성품을 만들기 전 공정 중에서 잡아내면 손실이 1, 다 만들고 잡아내면 손실이 10, 출고가 되면 손실이 100이라는 법칙이다.


그런데 난 여기에 덧붙여 1:10:100:재앙의 법칙을 말하고 싶다. 출고가 돼서 소비자에게 넘어가면 그게 바로 재앙이다. 불량 방부목이 이미 소비자 손에 넘어가서 설치되면 재앙이라는 말이다.
품질표시도 마찬가지다. 사후에 관리하는 게 아니고 공장에서 출하되기 전에 공정의 원칙에 의해서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 그게 바로 품질표시의 사후관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공장이 정상품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부터 점검을 하고 그 다음 수시로 나가서 그것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품질표시 의무제 시행만큼이나 산림과학원 방부목품질인증의 정상적인 운영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방부목품질인증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또 품질인증의 민간이양에 대한 의견은.
원칙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생산업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원칙을 만들어줘야 하는 담당 공무원들이 전문성이 없는 게 문제다.


품질표시만 해도 2010년부터 시행하겠다며 이미 2009년도 말에 공청회까지 했었다. 그런데 2010년 담당 사무관이 다른 데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흐지부지 됐다.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다 보니 전문성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의지와 목표 또한 계속 바뀌는 것이다.


생산업체도 전문성이 있어야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관리하는 사람들도 같은 부서 내에서 승진하면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적으로 탄탄한 원칙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양이 안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목재보존협회와 국립산림과학원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해결방안을 제시해 달라.
과학원은 보존협회를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자체의 각 구청에는 환경관리감시단이란 것이 있다. 여기에는 관련 회사의 환경관리기사들이 주축이 된다. 이들이 구청 직원과 함께 공장에 나가서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 하는 것이 환경관리감시제도다.


목재방부도 보존협회 등을 통해서 실제 제조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목재와 방부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공무원들만 나가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원이 보존협회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협회는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말고, 과학원에서 먼저 지지와 지원을 해주면 협회를 중심으로 모두가 뭉칠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AWPA(미국목재보존협회)와 JWPA(일본목재보존협회)에서 인증을 하고 있다.

 

 

끝으로 목재보존업계에 바람직한 산업발전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목재보존산업은 목재산업의 마지막 불씨다. 목재산업은 크게 제재 건조 가공 도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지금 이 네 가지 모든 산업이 거의 사그라든 상태이다.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희망을 보이고 있는 목재보존산업에 이 모든 게 다 들어있다.
지난 70년대에서 80년대 초에 크레오소트로 방부를 할 때 이미 규격표시가 있었다. 그때는 생산회사와 생산년도를 표시한 쇠징을 침목에 박아서 표시했었다. 이런 원칙을 지키는 전통이 있어 보존산업이 지금까지 왔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그 원칙이 다 무너지고 있다.


방부시장은 지난 2009년 4000억 시장으로 성장했다가 지난해에는 완전히 무너졌다. 반면 WPC시장은 2009년 400억 시장에서 작년 1200억 시장으로 늘어났다. 또 2013년까지 2500에서 3000억원 시장이 될 것이라고 WPC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목재방부시장을 WPC시장에 뺏기게 되면 제재 건조 가공 도장 시장이 다 함께 공멸하는 것이다. 보존산업이 살면 목재산업이 더불어 살 수 있다.
목재산업이 살려면 목재보존산업이라는 마지막 불씨를 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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