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나미→가수요→40% 가격상승→공사 중단→도소매점 창고 포화→매기 실종
합판시장이 5,6월 연중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3,4월 급하게 형성된 가수요 피로가 누적되면서 자칫 잘못하면 잔칫날 진수성찬은 커녕 전에 먹은 것까지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합판시장은 지난 2월말 국내 생산업계 주도로 약간의 가격인상 시도가 있었으며, 3월 들어 국제 합판시장이 일본 쓰나미 피해복구 수요에 휩쓸리면서 잠들어 있던 수요가 폭발하는 형상을 보여 왔다.
이때부터는 수입업체들의 주도로 가파른 합판가격 인상 랠리가 거의 매일, 한달 여 동안 계속됐다. 거의 하루 단위로 가격인상이 체감된 합판가격은 이 기간 동안 품목에 따라 40%에서 80%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문제는 이때의 수요가 실질적인 소비가 아니라 추가 인상을 우려한 가수요였다는 것. 이렇게 팔린 합판은 중도매상이나 소매상 창고에 고스란히 쌓여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5,6월 잔치의 서막을 알려야 할 4월 중순 이후 오히려 매기가 사라졌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더욱이 이와 같은 합판 등 원자재의 갑작스러운 인상은 곧바로 인테리어공사 등 관련 소비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조짐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중순을 전후로 해서 인테리어공사가 1/3 이상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제 합판시장 동향도 3월 일본 쓰나미 여파 초기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흐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당시 국제 합판시장은 쓰나미 피해 복구수요를 충당키 위한 수요로 일본 합판수입상 들이 동남아 합판을 거의 싹쓸이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 시장에 수입된 물건까지 일본에 재수출 하는 현상까지 벌어진 바 있다. 또 일본 현지 합판생산 시설의 20~30%도 쓰나미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나무신문 4월4일자 참조, QR코드>
그러나 동남아에서의 일본 합판수요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싹쓸이’ 수준은 아니라는 게 최근 현지 시장을 다녀온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미국 등지로부터의 분산 수입 루트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
아울러 쓰나미 이전, 일본 건축시장 침체로 합판공장들의 평균 가동률이 50%선에 그쳤기 때문에 20~30% 정도의 생산설비 유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합판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의 극단적인 예상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현재 일시적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시장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에는 도매상 및 소매상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보다 싼 합판이 시장에 풀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벌써부터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합판 수입량 급증으로 현실화 되고 있다.
경기 광주의 한 합판 도소매 업체 대표는 “(지난 4월 중순 기준)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11.5mm 합판의 경우 40% 정도 올랐으며, 많이 오른 것은 작년 대비 70~80%까지 가격이 뛰었다”며 “합판가격이 오르면서 인테리어 업자들의 발길이 딱 끊어진 상태다. 우리도 더 이상 합판 구매를 하지 않고 있으며, 쌓아 놓을 창고도 없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합판 판매업체 대표는 “합판뿐 아니라 원자재 전반적으로 20% 이상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이는 예전에 10억짜리 공사해서 2억원 마진을 보던 공사가 경비는 고사하고 마진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며 극심한 수요감소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합판의 경우 가격이 너무 급하게 오르다보니 벌써부터 MDF 등 대체품을 찾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처럼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합판 수요가 5~10%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천에서 인테리어 업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목재를 동시에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의 대표는 “합판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지난 한달에서 한달 반 사이에 업자들에 대한 수요가 1/3 이하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DIY용 목재 수요도 같은 비율로 줄어들었다. 기름값 상승 등으로 인한 우리 사회 전체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의 한 합판수입업체 관계자는 “3월에는 거의 하루에 한 번씩 가격을 올려도 수월하던 합판 판매가 4월 중하순부터 주춤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가수요가 붙었던 이때의 판매분들이 소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일본 쓰나미 수요 등 불명확한 변수가 많아 가격 동향을 속단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현재 국내 창고에서 소진되지 않고 남아 있는 합판은 품목에 따라서 5월과 6월 사이에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합판 수입업체 관계자는 “앞으로의 합판 가격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더 이상의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월초에 매출이 몰리는 시장 특성상 5월 중순 이전의 판매동향을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합판가격 상승은 건설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국산합판 대리점들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의 한 국산합판 대리점 관계자는 “합판 가격이 오르기 전에 20% 정도의 마진을 책정하고 계약했는데, 지금은 합판가격이 (지난해 여름 대비) 40~50% 올라 있어서 마진은 고사하고 손해를 봐야 할 상황이다”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최근 인천 보세창고를 보면 3월부터 중국산 합판 수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특히 4.5, 8.5, 11.5mm 등 준내수용 중국산합판이 앞으로 물밀듯 몰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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