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남양재, 돈 주고도 못 산다

서범석 기자
원목 수출 쿼터 100% 증가…중국 인도가 싹쓸이
수입업체간 과열 경쟁…현지공장 50% 선금 요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국내 주요 남양재 수입국들의 현지 공급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물건 구하기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현지 사정은 한두 가지 이유가 아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해결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공급불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진단이다.


지목되고 있는 주요 공급불안 요인은 끝나지 않는 우기와 정치 상황, 중국 인도 등 신흥 목재 수입국들의 약진, 합판 수요 증가, 유럽 등 주요 목재 소비국들의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으로 집약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에 끝났어야 할 우기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5월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지방선거에 따른 선심성 행정으로 원목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로 원목을 가공해 재수출하는 중국이나 인도 등의 원목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목재제품의 주요 수출국인 유럽 수요가 줄어들면서 현지 생산 공장들의 원자재 확보 여력 역시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십여 개의 국내 수입알선업자들을 비롯한 국내 수입업체들의 물량확보 경쟁이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경쟁에 힘입어 최근에는 40~50% 대의 계약금 지급이나 L/C(신용장) 대신 TT(전신환송금) 결제를 요구받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경림목재 이정복 대표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의 경우 지난 4월에 있었던 지방선거를 앞두고 올해 초에 원목 수출 쿼터를 100% 증가시켰다”며 “이 바람에 중국과 인도의 원목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엘리뇨의 영향으로 (3월에 끝났어야 할) 우기가 5월까지 지속되면서 벌목양이 지난해 대비 6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일본의 합판 수요 증가로 인해) 합판 생산업체들이 원목을 고가로 매입하면서 제재소와 몰딩 업체들이 거의 휴업상태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이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정부에서 도벌목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에 루피아 강세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복잡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원상협 박인서 대표는 “말레이시아 라왕 시장의 경우, 유럽 수요가 워낙 많이 줄었기 때문에 현지 공장들이 원목을 매입할 여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주요 소비국들이 수입량을 줄였기 때문에 ‘소량’에 불과한 한국 등 시장을 보고 원목을 확보하기는 힘들다는 것.


박 대표는 또 “인도네시아는 동파푸아뉴기니에서 많은 원목이 유입돼는 시장이었는데, 이곳에서 1년여 전에 원목 수출을 금지한 상황이며, 그나마 서파푸아뉴기니에서 들어오던 원목양도 최근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남양재 품귀현상이 다른 품목의 시장 안정까지 해치려는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다.
인천의 한 남양재 수입업체 관계자는 “물건을 구하지 못한 남양재 수입업체들이 최근 남아도는 L/C 한도를 이용해 중국산 합판 등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남양재 구득난이 다른 품목 시장까지 교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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