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외 악재에 은행권 단기차입 크게 줄여

7월 국내은행 단기외화차입 감소, 중장기차입은 증가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된다면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내외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의 위기를 맞았던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중 지방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의 단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이 67.3%로 전월(107.4%)에 비해 40.1%포인트나 크게 하락했다. 이에 비해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195.3%로 84.7%포인트로 크게 늘었다.

국내은행이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중장기 차입은 크게 늘린 반면, 미리 확보한 중장기 외화자금으로 단기차입 만기도래액을 상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금융위기에 한국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 중장기(5년)차입 가산금리는 137베이시스포인트(1bp=0.01%)로 전월(125bp)에 비해 12bp 늘었고,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27.4bp로 1.6bp 상승했다. 2008년 8월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43.3.bp, 중장기차입 가산금리는 145bp였다. 최근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화차입여건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서 개선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외환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이다.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1.4%였고, 잔존만기 7일 이내 외화자산에서 7일 이내 외화부채를 뺀 수치를 외화총자산으로 나눈 7일 갭비율은 1.5%로 나타났다. 1개월 갭비율은 0.4%를 기록했다. 외화유동성 비율, 7일 갭비율, 1개월 갭비율의 지도기준은 각각 85%, -3%, -10% 이상이다. 세 가지 모두 한국은 기준보다 높은 수치다.

금감원은 또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시스템을 통해 범세계적 신용경색이 나타난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4%로 지난 2008년 6월말(11.36%)에 비해 2.98%포인트나 개선됐고,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9천억원으로 2008년 상반기(6조7천억원)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또한 예대율도 지난 6월말 현재 97.8%로 2008년 8월(122.4%)에 비해 24.6%포인트 개선됐고, 원화유동성비율도 같은 기간 22.9%포인트 개선된 129.3%를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1년미만 단기차입 규모는 지난 6월말 현재 348억달러로 2008년말(640억달러)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상태다.

이러한 수치들을 분석해보면 한국 은행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현저하게 개선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여러 차례의 위기를 겪었던 한국 금융권이 이제는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한 강한 내성을 키운 것이다. 따라서 은행시스템의 문제로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작아졌다고 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전반적인 건전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대부분의 경영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돼 위기대응·손실흡수능력도 확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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