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가계대출한도 소진 시중은행 사실상 대출중단

월말 앞둔 가계ㆍ자영업자 '자금난' 아우성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8월 가계대출 한도를 이미 대부분 소진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채 기업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상 월말에 자금 수요가 많은데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자금 수요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시점에서 대출이 중단돼, 자금난에 처한 가계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을 전전하고 있고, 은행의 대출모집인들도 생계 어려움에 처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5일 현재 64조2천814억원으로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0.6%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 달 말보다도 4천270억원(0.7%) 증거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60조1천780억원으로 지난 달보다 3천540억원(0.6%) 늘어나면서 가이드라인 수준에 도달했다.

하나은행은 50조5천720억원으로 2천627억원(0.52%) 늘어나 가이드라인에 육박하고 있어 가계대출 여력이 약 39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전면 금지라는 촌극이 발생하는 시발점이 됐던 농협은 이미 지난 17일 가이드라인을 넘어섰다. 농협으로서는 한 달의 채 절반이 지나기 전에 가이드라인을 넘어섰기 때문에 전면금지 조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채 기업대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1조5천억원 한도 내에서 중소기업 특별금융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한도를 작년의 두 배인 1조원으로 늘리고 최고 2.25%포인트 인하한 채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가계대출한도를 이미 모두 소진한 농협은 추석자금 한도를 작년 5천억원에서 올해 무려 4배 수준인 2조원으로 확대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기업대출도 각각 3천440억원과 7천375억원 늘었다.

반면에 가계대출을 어렵게 하려고 우리은행은 이번주부터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포인트 인상하고, 신한은행도 최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은행들은 최근 전세난과 아파트 집단대출의 불규칙한 증감 등을 고려해 실수요인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의 가계대출 사실상 중단 조치로 인해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불편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외면한 채 기업대출에 전념하면서 월말을 앞두고 자금난에 처한 서민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협, 신한, 우리은행의 대출모집인 900여 명은 한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급증세를 보이는 전세자금대출이나 불규칙적으로 실행되는 집단대출 모두 실수요여서 거절하기 어렵다"며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의 일시적 증가분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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