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기미를 보이자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전방위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이 모두 어려워져 자금을 마련한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자금 양극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은행 대출 및 금융시장으로부터의 직접금융조달을 통해 모두 6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해 자금 조달 규모인 6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이미 2009년 자금 조달액 49조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8조원 넘게 늘어 10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한해 증가액 12조원보다 50%나 많은 금액을 이미 8개월 사이에 확보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 대출이 단기간에 이렇게 급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기업들은 2007년 말 50조원이던 대출잔액을 금융위기 직전인 다음해 8월 말 71조원까지 늘려 8개월 사이에 2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었다.
대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총액은 3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1조원이 늘었으며, 작년 한해 회사채 발행액(45조원)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올해 1~7월 대기업의 유상증자는 4조5천억원이 이루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천억원의 두배를 훨씬 넘는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 증자, 기업공개를 망라한 대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은 올해 1~7월 41조원을 넘어서 작년 1~7월보다 43% 급증했다.
시중금리 상승도 대기업의 자금 쓸어담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5.52%였던 신규 기업대출 금리는 올해 7월 말 5.98%까지 올랐고,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도 4.17%에서 4.48%로 뛰어올랐다. 은행의 대출 억제 움직임이 기업 대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에 비해 자금 조달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가중되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8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대출잔액은 443조원으로 대기업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대출 수요가 많다. 하지만 올해 1~8월 중소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15조원 가량으로 대기업 조달자금(60조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평소보다 대출 규모가 16배 정도나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직접금융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이 같이 간격이 크게 벌어지게 됐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열악한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7월 직접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1조8천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줄었다. 이는 대기업의 자금 조달이 43% 급증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유상증자는 올해 들어 6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지난해 1~7월 9천40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기업의 유상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최근 수년간 직접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비중은 7~10%가량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고작 4%에 그치고 있다.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대기업 쏠림현상'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김기명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도 국고채 금리에 비해 1%포인트 가까운 가산금리를 주고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산금리를 얹어줘도 회사채를 발행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백흥기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으로서도 자금사정 악화에 대비해 자금조달을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활성화 등을 통해 대기업과의 자금 양극화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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