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출고보류] 50여개국 진출해 잘나가는데(?) 일본에 수출 안하는 이유는?

지난 3월 집안 갈등의 불씨 여전히 살아있나?

정순애 기자

[재경일보 정순애기자] 유한킴벌리는 일본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그러나 유한킴벌리는 특수한 지분구조 즉 글로벌합작법인이라는 이유때문에 일본진출행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킴벌리는 어떤회사?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1년 유한킴벌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인 유한양행, 세계적인 건강위생용품 회사인 킴벌리클라크와 합작으로 설립됐다.

이후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의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경영철학을 계승, 사회책임경영의 대표적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내 시장의 경우 최초로 기저귀, 생리대 등을 선보인 뒤 유아·아동용품, 여성용품, 가정용품 등의 주력 분야에서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이에 힘입어 병원·산업 용품, 유아·어린이·청소년용 바스·크림 등 바스 앤 바디(Bath & Body)사업에서 진출, 한발더나가 고령층 대상 시니어케어, 환경친화 화장품인 스킨케어 등의 신규사업분야 등 신사업 중심의 진출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해외시장의 경우 중국, 러시아, 터키, 호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54개국에 진출해 지난 2010년에는 수출 약2376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제품은 기저귀, 생리대 등이 전체 수출의 70%를 넘어섰고 중국, 러시아, 터키 등 3개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우 프리미엄 기저귀 시장을 개척해 세계적 기업을 제치고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136만 달러였던 수출이 2009년에는 5112만 달러로 5배 가까이 급성장을 보였고 2009년에는 1억달러를 뛰어넘어 전체 기저귀 수출액의 절반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4개국 진출 품목인 생리대는 러시아, 터키, 이스라엘을 비롯해 사우디, 요르단 등 중동,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 여성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진출 장기간 표류 왜?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4월 유한킴벌리는 주력제품인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 골드를 하기스 프리미어로 교체하고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고 밝혔지만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프리미어는 안쪽 커버에 신소재 에어엠보싱 안감을 적용하고 신기술을 쓴 흡수시트를 사용함으로써 공기가 통하는 공간과 흡수력을 골드보다 각각 18%, 30% 늘렸다.

이에따라 유한킴벌리는 보수적인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프리미어에 바탕을 둔 일본 수출 전략제품 개발, 수출 시기 등을 놓고 고민 중이었다.

그러나 유한킴벌리 측은 이에대해 현재까지 여전히 일본 수출 전략품 개발 중이며 구체적인 일본 진출시기 등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이는 유한양행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유한킴벌리의 한 관계자는 "일본진출을 위해 수출 전략제품 개발 등은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 시기 등은 알 수 없다. 글로벌합작법인인 유한양행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한킴벌리 유한양행과 무슨관계길래 일본진출 제동걸렸나?

유한킴벌리는 지난 1971년 당시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건강위생용품 회사인 킴벌리클라크가 6대4(현재 7대3) 비율로 합작해 설립됐다.

통상 합작법인이나 외국인 투자 법인은 본사 지침에따라 제품 생산, 판매 지역 제한 등을 받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경우는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인 합작법인사와 달리 자율 경영을 하고 있어 대부분 한국업체라고 생각할 정도다.

특히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50여개국에 수출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 자율경영을 나타내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난 3월초 그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유한킴벌리의 주주사인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킴벌리의 지분 30%를 보유한 유한양행 측이 "킴벌리클라크가 과도한 고배당, 로열티 인상 등 이해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제기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한킴벌리 한 관계자는 한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로열티는 한미양국 국세청의 유권해석을 받아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확정된 것이기때문에 문제될 게 전혀 없고 배당금도 회사 실적에따라 증가한 것이며 그만큼 투자도 늘었다. 유한양행 측 인사를 만났는데 유한킴벌리의 가치를 훼손할 의도는 아니었다는 말을 들었다. 킴벌리클라크도 글로벌 사업장 중 1위인 유한킴벌리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겠느냐. 양대주주 모두 곧 오해를 풀고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유한킴벌리의 양대주주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어 연구·개발 제품 생산, 수출 등 대부분 독자적으로 수행하던 것에서 자유로울수 없게돼 추진 중이던 일본 진출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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