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서민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3억원씩 출자해달라는 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이 일제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출자하겠다고 답한 곳은 지방의 한 중소 저축은행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8개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7년의 15조원을 뛰어넘는 2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금감원 집계결과, 최근 5년간 7대 시중은행은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배당했다. 이런 은행들이 고작 '3억원'에는 인색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반 월가식 시위'까지 계획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에게는 껌값도 되지 않을 수 있는 '3억원' 조차도 통 크게 출자하지 못하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사회적기업인 한국이지론의 자본금을 30억원 확충하는 방안을 놓고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SC제일 등 6개 시중은행을 포함한 16개 금융회사에 출자를 권유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서민금융 기반 활성화 대책'에 맞춰 서민의 대출중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한국이지론 주주로 참여하는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금융회사별 출자 한도는 10%(3억원)로 책정됐다.
그러나 은행들이 출자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 달 넘게 사업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9월 중 증자 참여 기관을 확정하겠다던 금감원의 내부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은행들은 출자가 아니라 출연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고 있다. 그러나 출연의 경우 한국이지론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기는 데다 은행 내부적으로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불가능하다. 즉, 은행들은 당국에 불가능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출자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행들이 출자를 꺼리는 진짜 속내는 주주로 참여하면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출자 권유를 받은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한국이지론이 손실을 보면 메워주고, 추가 출자를 하게 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은행으로선 주주로서 책임을 지는 출자보다 돈을 떼어 주고 손을 터는 출연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이지론에 부실이 발생해도 손실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고, 또 손실조차도 서민들을 위한 지원이라 생각하며 꾸준히 출자를 해도 은행의 입장에서는 '새발의 피' 수준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민들을 지원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취지에서 꾸준히 출자를 할 수 있음에도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은행들의 모습이 이미지에 좋지 않게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올해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회공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개별 은행을 다시 설득할 계획이다.
* 한국이지론
한국이지론은 0.2∼4.0%의 낮은 수수료로 `맞춤형 대출'이나 `환승론(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꾸는 대출)'을 알선해주는 곳이다. 지난 2005년 NICE신용평가, 저축은행중앙회, 신협중앙회, 대부금융협회가 5천만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9/982930.jpg?w=200&h=130)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