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겸손하게 떠난 '대한민국 철강 신화' 박태준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철강계의 독보적인 신화

김현수 기자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철강계의 독보적인 신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빈손으로 떠났다.

국내 최초의 제철소를 세우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제철강국으로 만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3일 타계했다. 향년 84세.

유가족 측에 따르면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명의로 남은 재산은 한푼도 없으며, 입원비조차 본인 스스로 감당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 박 명예회장은 지난달 9일 호흡 곤란으로 흉막-전폐절제술을 받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2001년 미국 코넬대병원에서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후유증 때문이었으며, 수술에도 불구하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옥자(80) 여사와 1남 4녀가 있으며, 고 박 명예회장의 임종에는 미국에서 거주하는 둘째딸 유아씨를 제외한 미망인, 자녀, 사위 등 가족 모두가 참석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동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강덕수 STX그룹 회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등 정·관·재계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정 최고위원은 "고인은 작가 조정래씨의 말처럼 비전을 현실로 옮겼다는 점에서 충분히 위인의 반열에 오를 만한 분이다"고 고인을 기렸다.

강 회장은 "철강산업의 불모지에서 철강업을 일군 것이 포스코의 신화가 됐고, 포스코의 신화는 바로 박태준의 신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노태우 전 대통령,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철 세브란스병원장과 한나라당, 민주당, 삼성그룹, SK그룹, 두산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온누리교회 등이 빈소에 조화를 보내왔다.

한편, 유족 대변인을 맡은 김명전 삼성KPMG 부회장은 박 명예회장이 최근 입원 전 유언으로 "포스코 임직원들은 애국심을 갖고 일해달라"며 "포스코가 국가 산업의 동력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며 앞으로는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창업 1세대들 중에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고, 미망인에게는 "그 동안 고생시켜 미안했다", 가족들에게는 "화목하게 잘 살라"고 유언을 통해 당부했다고 전했다.

박 명예회장의 재산과 관련, 김 부회장은 "현재 고 박 명예회장 명의의 재산이나 유산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다"며 "고인은 생활비를 자식들로부터 받았고, 입원비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자녀들이 부담했다"고 전했다.

또한 "입원하기 전까지도 큰 딸인 진아씨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며 "박 명예회장은 포항제철을 창업하면서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생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좌우명인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라는 말처럼 청렴한 생활을 강조했으며, 포항제철 설립 후 포스코 명예회장으로 재직할 때까지 단 1주의 포스코 주식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무총리를 그만둔 2000년에는 40년간 거주하던 서울 아현동 서울 소재 주택을 처분해 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한편 유족 대변인 김 부회장은 장례 절차 형태와 관련해 "본래 13일 자정 이전에 장례 절차와 형태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논의가 길어져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다"며 "14일 오전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박 명예회장이 국무총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사회장을 치룰수 있지만 통상 전직 대통령들에게 적용됐던 국가장에 대해서는 법적 해석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하지만 현행법(국가장법) 단서조항에 보면 국가장은 대통령이 아니어도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장례 형태와 상관없이 오는 17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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