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카드론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피해금 감면에 난색을 보이던 카드사들이 끝내 '백기투항'했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억울하게 카드론 채무자가 된 피해자들의 부담이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회사들은 보이스피싱 카드론 피해자에게 피해금 일부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피해구제 요구를 거부했던 카드사들이 태도를 바꾼 것은 보이스피싱 피해에 카드사들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보이스피싱에 대해 금융회사가 책임지지 않고 피해자만 책임을 떠안는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카드사들이 올해 카드론 영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익을 낸 만큼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국은 이 같은 인식에 따라 카드사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론 피싱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한 전화를 걸어 카드 비밀번호와 개인정보 등을 얻어내고 이를 이용해 카드사에 카드론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저질러진다.
카드사가 피해자의 계좌로 입금하면 범인은 다시 전화를 걸어 '범죄에 쓰인 돈'이라고 윽박지르고 돈을 이체받아 가로챈다.
자신의 정보를 모두 넘겨주고 송금까지 해 피해를 자초했다는 게 카드사들의 논리다. 금융감독당국도 법적으로 카드사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카드론은 '빠르고 편리한 대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신청이 들어왔을 때 본인 확인 절차가 까다롭지 않았다. 카드론이 범죄의 표적이 된 이유다.
카드론 피싱이 다른 보이스피싱보다 피해자의 상실감을 더 크게 만든다는 점도 여론을 움직였다. 보이스피싱은 대부분 피해자의 자산을 빼앗는 수법이지만, 카드론 피싱은 피해자를 채무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된 충격으로 유산했다거나 정신질환을 앓게 됐다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 위암 수술을 받은 한 피해자가 카드론 피싱을 당하자 고민 끝에 소주 2병을 마시고 사실상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자감면이나 분할납부 등 카드사들이 제시한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은 피해자는 혹독한 채권 추심에 시달린다.
한 피해자는 "카드사들이 본인 확인을 강화하자 카드론 피싱이 줄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진작 대응에 나섰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드업계는 각 카드사의 피해자 구제를 위한 공통기준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 이르면 이달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우선 카드사들은 구제 대상을 카드론의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된 8일 이전에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방지 차원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전액이 아닌 일부만 감해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감면율은 피해자의 과실이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해 사례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카드론을 뜯기는 과정에서 카드사의 확인전화를 받고도 사기를 당한 경우처럼 피해자의 과실이 큰 경우엔 낮은 감면율을, 피해자의 과실이 적다면 높은 감면율을 적용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피해자 구제가 시작되면 감면을 노린 가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경찰에 접수된 피해사실확인서를 면밀히 검토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감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에 접수된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는 올해 1분기에 첫 피해사례가 신고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1천999건(피해금액 202억원) 발생했다. 다만 카드론 대출 때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된 8일 이후엔 피해사례가 드물다는 게 금융감독원은 설명했다.
피해자 중 490명은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카드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을 신청한 피해자가 카드사의 채권추심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근 카드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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