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예보 차등보험료율제도 "경기 순응성·특성 고려한 단계적 추진 필요"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는 부보금융기관의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내는 '차등보험료율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업계,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에서 차등보험료율제도가 예금보험제도의 선진화와 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 동의했지만 업계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2일 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차등보험료율제도 시행방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선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는 부보금융기관에 적용하는 차등보험료율을 결정하기 위한 평가기준과 제도 시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차등보험료율제도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합한 차등평가모형을 통해 예금보호를 받는 금융회사(부보금융회사)별 위험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다. 지난 2009년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오는 2014년부터 모든 부보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차등보험료율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업권별 부보 금융기관들의 고정보험료율은 ▲ 은행 0.08% ▲ 금융투자 0.15% ▲ 보험 0.15% ▲ 종금 0.15% ▲ 저축은행 0.4%이지만 2014년부터는 전 부보금융회사가 차등평가를 통해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내는 차등보험료율 제도가 가동된다.

예금보험공사는 매년 금융회사의 위기대응능력과 건전성관리능력, 손실회복능력을 감안한 정량평가와 금융당국으로부터의 제재나 금융사고 등을 평가하는 정성평가를 실시해 회사마다 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할 계획이다. 가장 좋은 1등급을 받으면 보험료율을 10% 깎아주고, 2등급은 표준요율을 적용하며 가장 나쁜 3등급은 10%의 할증요율을 더하기로 했다. 정량평가 항목의 경우 세부 평가결과를 각 회사에 통보하지만 정성평가의 경우, 감점당한 항목만을 개별 회사에 통보할 방침이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제발표에서 "차등보험요율제도는 부보금융회사의 위험도나 경영안정성 등을 감안한 차별화를 통해 부보기관의 건전경영과 보험기구의 재무안정성을 제고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며 "리스크프리미엄은 오히려 부보기관의 위험선호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보기관의 인센티브를 적절히 조정하고 감시할 수 있는 유인부합적 평가체계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강식 예보 리스크관리 부장은 차등보험료율제도 시행 사항 안을 제시했다.
 
시행 안에 따르면 보험료율 등급은 ▲ 1등급(10%할인) ▲ 2등급(표준보험료율) ▲ 3등급(10% 할증)으로 나뉜다. 최초 등급산정점수는 보험료 수입과 등급별 회사수 등을 고려해 결정하고 이후에는 절대평가방식으로 운영한다. 등급산정 점수 변경 주기는 5년이고 차등보험료율의 평가주기는 1년이다.
 
단 종금회사나 일정금액 이하의 표준보험료를 납부하는 부보금융회사는 표준보험료율을 적용하고 정성평가를 면제할 계획이다.

이강식 부장은 "2014년 차등보험료율이 제대로 정착한다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예금보험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박창옥 은행연합회 차석부장은 금감원의 은행경영실태평가와 예보의 차등평가가 유사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며 "자료제출의 중복을 막기 위해 은행경영실태평가 자료를 차등평가 자료로 대체했으면 하고 평가항목 중복으로 금감원과 예보의 평가 결과 왜곡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도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시행초기에는 고정비율 범위를 유지하고 경기불황 등 특정 시점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규모의 차가 너무 커 자산으로 보면 1조원 이상 대형과 3천억원 미만 소형이 있다"며 "중소형저축은행에 예금보험이 할증되면 금리부담, 경영악화, 부실화, 예금보험지원 요청 등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금융은 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을 상대로 하는데 이를 열심히 하면 경영지표가 상대적으로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저축은행이 재탄생할때까지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차등보험료율제도 적용 속도와 단계를 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지금처럼 3단계로 나누고서 10%의 할증폭을 두는 건 다른 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할증률을 3%, 5%, 10%등으로 다변화하고 3등급으로 나눈 체계를 5등급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경기 순응성과 각 업권별 특성을 반영한 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성애 중앙대학교 교수는 "지금처럼 절대평가 방식으로 차등보험료율을 측정할 경우 전체 경기가 좋으면 모든 곳이 1등급을 받을 수 있고 전체 경기가 나쁘면 모든 곳이 3등급을 받을 수 있다"면서 "경기 순응성을 반영한 지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 연구위원은 "정량평가지표에 보험업권의 특성이 좀 더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정성평가의 항목별 등급 점수를 확실하게 개별회사에 통보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의 경우 10년 이상 된 대형사 중 결손이 없는 보험사는 보험료율을 5% 할인 받고 있는데 10%의 할증이 생길 경우 부담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차등보험료율 적용에 대해 자업자득이라는 반응과 함께 고객들이 입을 수 있는 손해를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많은 부실을 초래해 예금보험공사의 보험금을 많이 손실한 만큼 시장의 논리에 따라 당연한 결과"라며 "자업자득 아니겠냐"고 수긍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차등보험료율이 적용되면 보험료 부담이 느는 만큼 저축은행들이 이를 충당하기 위해 예금 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고객들의 저축은행에서 볼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패널로는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박창옥 은행연합회 차석부장,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오승곤 예보 선임연구위원,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장, 장경덕 매일경제 논설위원, 장욱 덕성여대 교수, 전성애 중앙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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