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치테마주 전업투자자 3인방 잡아내… 증선위, 관련자 7명 고발·통보

월급쟁이 직원까지 고용해 루머 확신시켜… `상한가 굳히기' 수법 동원

양준식 기자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증권선물위원회는 9일 임시회의를 열고 31개 테마주를 이용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로 전업투자자 3명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통보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정치테마주 주가조작에 나선 전업투자자 3명은 고발하고 이들을 도운 조력자 3명과 근거 없는 풍문을 유포한 부정거래 행위자 1명은 검찰에 통보했다.

금융감독원은 정치테마주의 주가를 조작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혐의로 전업투자자 3명을 적발,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바 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이번에 적발된 전업투자자들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현금동원력을 가진 40대 남성들로, 3명 중 1명은 증권사 직원이었다.

이들은 주가가 상한가이거나 상한가가 될 조짐이 보이는 테마주를 선정하고 나서 매도주문의 2~20배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상한가에 내는 소위 `상한가 굳히기' 수법을 사용했다.

호가 상황을 압도하는 매수주문으로 한꺼번에 물량을 확보하고 미체결된 매수주문을 장 종료 때까지 유지하는 식이다. 필요하면 추가 매수주문을 제출해 상한가에 강한 `사자' 움직임이 보이는 것처럼 투자자를 유인했다.

이를 보고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오인한 투자자들은 다음날 추종매수에 나섰고 주가가 오르면 시세조종자들은 전날 사둔 주식을 모두 내다 팔았다.

강력한 자금력으로 120~130억원어치씩 대량으로 주가를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개인투자자들이 따라붙기 시작하면 1~2일 내에 팔아치워 5~8%의 매매차익을 챙기는 방식을 반복한 것.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상한가를 며칠간 유지해 '정치인 테마주라서 계속 오른다'는 소문이 퍼져 주가가 더 오르면 주식을 팔아서 손쉽게 차익을 챙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7~8명이 팀을 짜서 움직이는 이른바 '작전 세력'과 달리 단독으로 주가를 조작했다. 또 400만원 정도를 주고 1~2명씩의 월급쟁이 직원을 고용, 테마주 루머 확산 등 보조 역할을 맡겼다.

이들이 주로 노린 정치테마주는 박근혜 테마주로 알려진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 문재인 테마주로 알려진 '바른손'과 '우리들제약', 안철수 테마주인 안철수연구소 등이었다.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인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안철수연구소 등 테마주 30개 종목에 대해 상한가 굳히기 주문 274회 등 총 401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내 5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를 도운 B씨는 보수를 받고 급등세가 강한 종목을 관찰하며 실시간으로 A씨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다. B씨는 A씨를 대신해 매도주문을 제출하는 업무를 전담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전업투자자인 C씨는 친구와 공모해 200억원의 자금력을 동원해 문재인 테마주인 S&T모터스 등 8개 종목에 대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테마주 8개 종목에 대해 875차례의 시세조종 주문을 내 1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정치테마주와 관련해 근거 없는 풍문을 유포한 부정거래도 적발됐다.

일반 투자자인 C씨는 안철수 테마주인 솔고바이오 주식 8만여주를 미리 사둔 뒤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과 친밀한 관계라는 근거 없는 내용의 글을 4차례 인터넷에 올렸다.

솔고바이오가 대기업의 인수합병(M&A) 대상이라는 글도 올렸다.

그는 신뢰성이 높은 글로 위장하기 위해 4명의 타인 개인정보를 도용하고 9개의 필명을 만들어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1주 단위로 고가매수주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하고 투자자들을 유인해 주가가 상승하면 보유주식을 파는 수법도 동원해 결국 7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발된 주가 조작 사범들은 '내 돈으로 내가 투자해서 차익을 얻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고 강변하지만, 주식을 대량 매수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명백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시세조종 세력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사는 다음달 초까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월 특별조사반을 편성,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70~80개 종목의 시세 조작 행위에 대해 조사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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