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100대 기업이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기존 사외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차관이나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이 `로비용'이라는 비판에도 상당수 신규로 뽑히거나 다시 선임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중 68개 회사는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모두 182명의 사외이사를 뽑을 계획인데, 이 가운데 52.7%인 96명은 기존의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하고 86명은 신규로 뽑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주총에서 윤동민 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현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강일형 전 국세청 대전지방청장과 임형철 전 공정위 정책국장 2명을, POSCO는 기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이번에 각각 재선임한다.
이 같은 사외이사 재선임은 대주주·경영진과의 친분 관계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송민경 연구원은 "처음에는 경영진과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오래 함께 일하다 보면 사적인 관계가 생길 수 있고 이해관계도 형성될 수 있다.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신규·재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을 직업별로 보면, 교수가 65명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 29명, 검사장급 등 검찰 출신 11명, 국세청 9명, 공정위 8명 등 소위 정부 고위 관료나 권력기관 출신이 57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장관급만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고려아연),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효성),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BS금융지주),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 장관(SKC&C),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대한항공),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KCC), 김인호 전 공정거래위원장(KT&G) 등 7명이 있다.
검찰에서는 김태현 전 대검 감찰부장(롯데쇼핑), 박용석 전 법무연수원장(현대산업개발), 조근호 전 법무연수원장(신세계) 등이 새로 선임됐고, 공정위에서는 주순식 전 상임위원(현대중공업ㆍSKC&C), 이동훈 전 사무처장(현대글로비스) 등이 신규선임됐다.
또 국세청에서는 이주석 전 서울지방청장(대한항공), 임성균 전 광주지방청장(대림산업) 등이 새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인은 37명이었고, 그 다음으로 언론인 8명,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5명, 법원 3명, 한국은행 2명, 연구원 등 기타 5명 등으로 나타났다.
두 개 이상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사람은 신희택 서울대 교수(두산·우리금융) 등 7명이고,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기존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이어 롯데제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되며 3개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100대 기업, 기존 사외이사 절반 이상 재선임… 권력 기관 출신 대거 진출
양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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