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지가상승 등 경쟁력 약화와 종사자 노령화 심각
희망은 아직도 진행형 “을지로는 쉽게 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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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재 1번지’ 을지로가 급격한 도심화로 인한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이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종사자들의 노령화와 인터넷 가격 노출 등도 을지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제 곧 봄이 올 것이라는 을지로의 희망가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은 을지로 목재상가 거리 풍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
꽃피는 춘삼월이 와도 을지로 목재시장은 여전히 불황 속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이곳은 한국 건설경기를 읽는 가늠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을지로 중부시장 주변에 몰려있는 목재소와 목공예 상가들은 과거 7,80년대 건설경기 붐을 타고 발전해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30여 개의 목재소와 몇몇 목공예 상가들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30여 년 넘게 을지로에서 목재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삼화목공소 최상구 사장은 담담한 표정 뒤에 “IMF 경제위기 때보다 더욱 경기가 나쁘다”며 “그때는 그래도 경기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또 오랫동안 이곳에 터를 잡아온 한양공사 박병일 사장은 “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2년 월드컵 때까지는 어느 업종이건 장사가 잘 됐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경기가 점점 나빠졌고 그저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다가 지금까지 와버렸다”며 지금의 불황이 쉽게 풀릴 상황이 아니라고 전했다.
을지로라는 지리적 한계와 고령화
건설경기가 죽고 내수마저 침체된 상황에서 설상가상 임대료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결국 영세업체들의 경우 대다수가 문을 닫거나 임대료가 싼 경기도 등으로 이주했다.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아 을지로에 남은 업체들에게도 목을 죄어 오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서울 도심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는 을지로라는 지리적 한계가 문제다. 목재는 그 특성상 부피가 크고 취급하는 데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넓은 적재 장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 교통과 높은 지가는 목재의 운반과 취급을 상당히 어렵게 한다. 또 적재 장소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도심의 미관을 해친다는 일부 주민의 민원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을지로의 한 목재업 관계자는 “예전부터 이곳에서 터를 잡고 일해 왔는데 이제 와서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소리나 들어가면서 남 눈치를 보며 장사를 해야 할 지경이다”며 푸념 섞인 하소연을 늘어놨다.
아울러 현재 업체 종사자의 평균연령이 60을 훌쩍 넘긴 노년층이라는 점도 이곳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60대에서 70대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젊은 층이 50대다.
오랫동안 을지로에서 목공소를 운영해 왔다는 창조우드 조경창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이제 이런 힘들고 몸 쓰는 일에 관심이 없다”며 젊은 청년층의 일자리 기피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또 “요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며 일자리에 관한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에 쓴 소리를 보탰다.
인터넷 가격 을지로에 직격탄
올해에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서 치러진다는 것도 을지로 일대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지금껏 선거철에는 시중에 자금이 잘 돌지 않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실물 경기가 회복될 조짐마저 사라졌다고 을지로 목재업계는 보고 있다.
동신종합건재상사 김문영 대표는 “솔직히 정치권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누구나가 그렇듯 경제를 살리는 게 최우선이지 않냐”며 영세상인을 등한시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더욱 똑똑해진 소비자 역시 을지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요즘에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제품 이력과 시장가격을 인터넷을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건특수목재 이중근 대표는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는 소비자가 제품 가격정보를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다”며 “인터넷 가격은 높은 지가를 감당하며 영업에 나서야 하는 을지로의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난관 속에서도 을지로의 희망은 아직 진행형이다.
태성목공인테리어 이원섭 사장은 “을지로 목재시장은 쉽게 죽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지켜온 전통과 역사가 이를 보증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을지종합목재 강병성 차장은 긍정적인 말투로 “오랜 기간 이곳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이런 위기는 오히려 기회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창조우드 조경창 대표는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면서 “지금의 경기 불황도 ‘할 수 있다’는 마인드만 가지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복기 기자 leeb@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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