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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석 이사 |
천목수&정목수의 ‘가구가 전하는 이야기’
목공DIY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파주 가슴갤러리 ‘비밥’(Bebop) 전시장에서 정희석 총괄이사를 만났다. 선 굵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주는 배우 천호진 대표(51)와 함께 DIY전문 목공예업체 ‘만들고’의 새로운 브랜드 ‘비밥’의 전시를 총괄한 그는 전시회 소개와 향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 1회 천 목수 & 정 목수 디자인전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가구가 전하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시품을 통해 DIY를 통한 가구를 널리 알리는 기회로 만들었다.
산뜻한 아이보리색 정장을 입은 정 이사의 모습은 지적이고 도시적인 디자이너의 면모를 물씬 풍겼다. 한편으론 겸손한 말투와 자연스러운 경상도 사투리로 친근감을 주면서도 강렬한 눈빛은 ‘뼛속부터 장인’임을 실감케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나무가 좋아 맨 밑바닥에서부터 목공을 배워왔고, 그게 벌써 15년 전이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제가 올해 서른아홉인데 다들 경력을 알고 놀라더군요. 하지만 아직도 나무를 다루는 게 어렵습니다.”

전시회 준비로 어려움은 없었나요
물론 어려움이 많았죠.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회는 대중적인 가구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자재의 비용적인 문제가 가장 신경 쓰였죠. 소비자들이 가격에 구애받는 것이 언제나 신경 쓰입니다. 또 그동안 잘못 알려진 목공DIY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개선시킬까 하는 점 역시 어려움이죠. 이를테면 DIY로 판매되는 제품들은 질이 떨어진다거나 가격이 싸다는 것 등등.
비밥 소개를 부탁합니다
비밥은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자’는 재즈의 한 스타일입니다. 그러한 모토를 따서 브랜드에 접목시켰습니다. 사실 목공DIY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DIY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이건 예술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가구를 만드는 과정이니까요. 한데 정말 중요한 것은 개념을 이해하는 일이에요. 개념을 알아야 할 수 있고 그러면서 노하우가 쌓이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대중적 가구를 지향하는 비밥은 지금껏 DIY를 알리고자 한 만들고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밥을 통해 DIY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자재 수입에서부터 유통과 판매, AS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고 소비자가 직접 목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자 노력했습니다. 일을 해오면서 DIY를 접하는 사람들이 나무에 대해 알기도 전에 먼저 톱이나 망치를 드는 실수를 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목공예는 손과 머리로 배우는 것의 병행이 정말 중요합니다.

전시된 작품들의 컨셉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단아하고 심플하며, 세련되지 않지만 너무 투박하지도 않은 옛 조선 생활가구의 단면을 살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어요. 물론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요.(웃음) 모든 작품들은 나무와 철제 프레임으로 구성돼 있어요. 검은 색과 하얀색의 철제 프레임이 사람의 손을 형상화 해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안은 것처럼 연출했죠. 옛 조선 가구는 이런 포옹 같은 푸근함과 단아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가구가 갖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심어두어 사람과의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또 우울함, 고독 같은 일상에서의 감성적 느낌 등도 이번 전시회의 주제 중 하나 입니다.
그는 책상으로 가 서랍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열려진 서랍 좌우로 숨겨진 레일을 보여 주었다. 심플한 형태의 가구들은 일부러 낸 멋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정 이사는 은은하게 풍겨져 나오는 옛 가구의 멋을 현대적 시각으로 자연스럽게 재해석하기 위해 프레임의 위치도 상당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천호진 대표와는 언제부터 알고 지내게 됐는지
8, 9년 전에 지인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됐어요. 천 대표는 나무에 대한 열정이 어느 누구보다 강한 분이죠. 물론 배우로서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그 분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자부심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모습을 더 존경합니다. 단편적으로 자재를 수입할 때도 천 대표는 항상 소비자를 생각합니다. 또 어떻게 하면 쉽게 DIY를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해 자주 고민을 했죠. 그것 때문에 종종 의견 다툼을 할 때도 있지만요. 또 천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직접 좋은 장소를 섭외해 가구와 함께 멋진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기 걸려있는 사진들 모두 천 대표 솜씨입니다. 바닷가나 외진 산자락 같은 풍경 속에 가구들을 배치해 사람의 감성을 끌어내고자 했죠.

언제부터 가구디자이너가 될 생각을 하셨나요
벌써 나무와 함께 한지 15년이 됐네요. 이래봬도 아직 삼십대인데 15년이라고 하면 남들이 다들 놀래죠.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셈이죠. 맨 처음 아무것도 모른 채 일을 배울 때부터 일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나 봐요. 어릴 적부터 남들이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스스럼없이 ‘목공예사’라고 했으니까요.(웃음) 지금은 가구 디자이너라고 불러주는 게 가장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추후 일정과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3월 30일 정식 오픈을 한 비밥을 통해 DIY의 대중화를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좀 더 차별화된 브랜드인 ‘보바움’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보바움은 오크나 월넛과 같은 고급 원목의 사용으로 좀 더 고품격 가구의 이미지를 추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목공예와 관련해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장인들이 가진 지식과 기술, 그 가치를 인정하는 풍토가 없다보니 시장 자체도 작고 기술 전수도 적어 많이 아쉽습니다. 제가 장인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장인들이 제대로 인정받으며 살 수 있도록 올바른 문화를 정립하는 데 일조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장인의 위치에 계시는 분들의 마음가짐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입문한 후배들이 그들을 본받을 수 있도록 보다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이복기 기자 leeb@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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