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합법적 불량방부목’…“우려가 현실로”

서범석 기자

목조주택 기초 불량 방부목 사용 여전…목조주택산업 ‘기우뚱’

 

국내 방부목 생산과 유통이 사실상 H2등급 중심으로 고착되고 있다. 이때문에 목조주택 토대용(머드실)과 같이 일정 등급 이상의 방부목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도 이 H2등급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림과학원 고시에 따르면 H2등급은 ‘결로 발생이 예상되는 곳’에 사용되는 방부목이다. 통상 콘크리트 기초와 목구조체 사이에 설치되는 머드실은 ‘토양·물과 접하는 곳’에 사용하는 H4등급이나, 최소한 ‘부후나 흰개미피해가 우려되는 곳’에 쓰는 H3등급 이상 방부목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당초 방부목 고시에서 H1과 H2등급을 삭제하겠다던 산림청의 입장이 최근 갑자기 번복되면서 H2등급 방부목이 고시에서 그대로 살아 있는 상황이다.<관련기사 나무신문 2011년 10월17일자·QR코드 http://www.imwood.co.kr/news/read.php?idxno=8479 >


때문에 ‘H3등급 이상의 방부목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H2등급 방부목이 무분별하게 사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합법적인 불량방부목 생산이 허용된 셈’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불량 머드실 문제가 본격 제기된 것은 지난 2009년. 나무신문 취재 결과 당시 불량방부목이 본격 유통되기 시작한 1,2년 전부터 목조주택 시공현장에서는 이들 불량품을 머드실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나무신문 2009년 7월20일자·QR코드 http://www.imwood.co.kr/news/read.php?idxno=4850 >


당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목조주택 시공시 머드실의 경우 인공건조(KD)된 햄퍼와 서던옐로우파인 방부목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의 대부분 목주주택자재 유통업체는 물론 시공현장에서 데크용 방부목과 머드실용 방부목을 구분해서 유통하거나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 정태욱 대표 또한 “머드실은 (바닥에 수평으로 얇게 깔린다는 점에서) 나무 자체의 강도보다는 방부성능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종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방부성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사이징(자상처리) 등 공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나무신문의 보도 이후 몇몇 관련업체에서는 머드실용 방부목을 생산해 판매하는 등 이를 개선키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미 유명무실해졌거나, 판매가 이뤄진다고 해도 국내 전체 목조주택 시장에 견주어서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유통되고 있는 거의 모든 방부목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업체들이 H2등급 방부목 생산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용 방부목의 거의 100%가 H2등급 방부목이라는 분석이다.


방부목 생산업계 관계자는 “고시에 H2등급 방부목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H3등급 방부목을 생산하는 것은 ‘미친짓’이다. H3등급 방부목은 (투바이포 구조목 기준으로) H2등급에 비해 건조비용까지 감안하면 구조목 하나당 1500원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간다”면서 “하지만 H3등급 방부목을 요구하는 유통업체도 없을 뿐 아니라, 만들어 놔야 돈을 더 주고 사가는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산림청의 품질표시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괜히 팔리지도 않고 만들기도 힘든 H3등급 방부목을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머드실용 방부목을 판매하고 있는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상품은 있지만 거의 판매되고 있지 않다”면서 “먼저 요구하는 소비자(목조주택 시공업자)도 없고, 우리 쪽에서 먼저 권유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대부분 구입을 기피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머드실 판매업체 관계자는 “사은품 증정행사 등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머드실용 방부목의 판매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제는 꽤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해 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한 업체에서 판매하는 머드실 양은 우리나라 전체 목조주택 시공 규모에 비하면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머드실은 콘크리트 기초와 목구조재 사이에 설치되는 방부목을 말한다. 습기에 약한 목구조를 부식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때문에 머드실은 무엇보다 부식에 대한 안전성과 수평이 가장 중시되고 있다. 현장에 따라 2×6 방부목을 1단 혹은 2단으로 설치하거나 4×6 방부목을 설치하고 있다.


머드실이 부식되면 건물의 수평이 깨짐으로써 건물을 기울게 하거나 벽체에 균열을 발생시켜 단열성능 등 주택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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