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수익률 부실 논란 후 판매 급감한 변액연금… 해결점은?

변액연금 상품 판매율 최대 70%까지 줄어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달 4일 금융소비자연맹이 '대다수 변액연금 수익률이 2002년부터 2011년 기간의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발표를 한 이후 생명보험회사들의 주력 상품인 변액연금 상품 판매율이 4월 대비 최대 7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는 "계산법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금소연의 'K-컨슈머리포트' 발표로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 부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가입자가 급감하는 어려움을 피하지 못했다.

'빅3' 생보사 모두 신계약 보험료 총액이 올 들어 최저치로 추락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판매한 변액연금은 지난 3월만 해도 2만2천500건에 달했지만 4월에는 1만1천800건으로 47.6% 급감했다. 초회보험료 역시 560억원에서 330억원으로 줄었다. 대한생명의 변액연금 4월 판매량은 전달 대비 29.3%, 교보생명의 경우는 27.3% 각각 감소했다.

중소형 생보사는 더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5천1건을 판매했지만 4월에는 68.2% 급감한 1천588건을 파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은 3월 2천803건에서 4월 1천234건으로 56.0% 줄어들었고, 동부생명은 2천269건에서 984건으로 56.6% 줄며 동양생명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동부생명의 초회보험료 수입은 3월 20억6천만원에서 4월 8억4천만원으로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자 보험연구원은 지난달 17일 '소비자 중심의 변액연금보험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 부실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열고 크게 네 가지로 해법을 제시했다.

◇ 실제 납입한 보험료 기준으로 공시

현행 공시체계는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 중 사업비와 수수료 등을 뺀 나머지 금액의 펀드수익률만 공시해 문제로 제기돼 와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 초기에 사업비의 70% 정도를 떼가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

때문에 실제 납입한 보험료를 기준으로 변액연금 수익률을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납입보험료 기준으로 공시가 이뤄질 경우 보험료 대비 사업비 비중, 실제 펀드 투입 보험료, 위험보험료 등이 기재돼 실제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협의를 통해 이달 중 변액보험 수익률 공시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사업비 공개는 적정선까지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 수익률 논란 이후 판매율이 급감한데다, 아직도 문의전화 및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원가(사업비)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상품 판매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 후취상품 병행 판매

또한 수수료체계가 현재 7~8년 안에 11~12%의 수수료를 제하는 선취방식에서 벗어나 은행신탁상품처럼 보험료 전액을 투자한 뒤 나중에 사업비를 떼는 후취형 상품을 병행해 판매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업비 후취상품은 설계사 수당 등 비용 성격의 사업비를 계약기간 중 나눠서 떼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는 보험가입 초기에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떼는 선취상품만 판매되고 있다.

선취방식은 보험가입 후 약 7년 안에 집중적으로 사업비를 떼기 때문에 초기에 펀드에 투자되는 금액이 적다. 그러다 보니 초기엔 납입보험료 대비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고, 해약시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성과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정금액을 떼간다는 점도 불합리한 요소로 꼽힌다.

반면 후취방식은 보험 계약 유지기간 내내 사업비를 떼는 만큼 초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해약환급금도 많다. 수익률이 반영된 적립금에서 사업비를 공제하는 만큼 훨씬 합리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 2010년 4월 후취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나 이를 판매하는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설계사에게 수당을 당장 지급할 수 없는 점이 영업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경희 연구위원은 "후취수수료 상품의 경우 선취에 따른 낮은 수익률과 해지 때의 낮은 환급률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수료를 먼저 떼는 한국의 독특한 관행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며 "후취수수료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자"고 제안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도 선취방식의 사업비 부과 상품 외에 후취방식의 상품도 제공하는 등 변액연금의 상품기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변액연금은 사업비 부과 방식에 따라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품인데, 현재와 같이 선취 방식의 보험에 가입 후 얼마 안돼 해지하면 저조한 수익률과 해지시 낮은 환급률로 소비자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대식 보험연구원장은 "사업비 선취는 보험업계의 뿌리 깊은 관행"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보험사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취상품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전체 변액연금보험의 42%가 후취상품이며, 일본은 선취와 후취가 혼합된 방식으로 사업비를 부과하고 있다.

◇ 펀드 아닌 보험기능 강조해야

밀리만코리아 안치홍 대표는 "변액연금의 보험 기능이 주가 되고 펀드는 부가 돼야 하는데 부차적 부분에서 많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변액 연금에 대한 인식이 잘못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보험설명보다는 펀드나 추가 수익률에 대한 기대심리를 많이 키워주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계약자들조차 본인이 펀드에 가입했다고 착각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 불충분한 상품 설명 개선돼야

홍익대 정세창 교수는 "변액연금 가입시 판매자와 가입자 모두 잘 모르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진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중도에 해약하면 불이익이 많다든지 소비자가 가장 궁금한 부분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은 "변액연금 민원의 대부분은 상품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에서 기인한다"며 "소비자들에게 변액연금의 성격을 명확히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변액연금은 펀드와 같이 투자적 성격이 강하지만 위험보장, 연금지급, 세금혜택 등 일반 펀드 투자와는 다른 위험보장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변액연금은 펀드투자를 통해 연금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적립금 변동이 클 수 있지만, 사망보험금과 연금적립금에 대한 최저보증이 있어 납입보험료의 원본손실을 보전하고, 10년 이상 유지시에는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변액연금이 지닌 복합적인 특성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만족을 제고시키려는 보험사의 노력이 현재 변액연금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제는 업계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을 하면서도 수익이 많이 날 경우 보험료 인하요구가 커질것이 뻔해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데 있다. 업계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수익률 등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지금까지 그러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 관계자는 "당장 실현 가능한 것도 있고 검토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소비자를 위한 방향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진태국 보험계리실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볼 것"이라면서 "변액연금과 유사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1년 출시된 변액연금보험은 확정 고금리 상품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안 상품으로 떠오르며 2010년 기준 가입자 247만명, 연간 수입 보험료가 10조원을 상회하는 대표적인 연금상품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투자성격이 강해 예금자보호에서 제외됐던 변액보험의 최소보장보험금에 대해서도 예금자보호를 받도록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재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변액보험과 관련한 법적 보호제도 마련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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