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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삼성전자.LG필립스전자 LCD 국제담합 적발한 공정위 '무력화'

법적근거도 없이 전액감면·LG는 338억만 부과

조창용 기자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삼성전자와 LG필립스전자가 국제담합을 하고서도 이를 적발한 공정위를 구워삶아(?) 과징금을 거의 내지 않는 묘수를 부렸다.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27일 공정위가 2011년 10월28일 한국·일본·대만의 전자업체 10곳이 담합을 통해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가격을 부당하게 올린 사건을 제재하면서, 담합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에 애초 3290억원의 과징금을 산정하고도 분명한 법적 근거 없이 깎아줘 최종적으로는 10% 정도인 338억원만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지난 6월16일 공개한 사건 의결서를 보면, 애초 가중·감경 사유를 적용해 삼성전자에는 1936억원, 엘지필립스에는 1354억원의 과징금이 산정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유럽연합(EU)이 동일사건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등의 이유로 두 회사의 과징금을 20%씩 깎아줬다. 공정위는 또 삼성전자와 LG필립스의 담합이 대부분 ‘내부거래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30%씩 추가로 깎아줬다. 삼성전자의 담합행위가 같은 회사 내 사업부(LCD사업부→생활가전·디지털미디어사업부) 간의 거래에서, LG필립스는 계열사인 LG전자와의 거래에서 이뤄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필립스의 과징금은 애초보다 50% 적은 968억원과 672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국제담합 사건과 관련해 다른 나라의 제재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깎아줄 수 있는 분명한 법적 근거가 없다. 내부거래도 과징금 감액의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내부거래도 담합의 피해가 결국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는 일반 거래와 차이가 없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2004년 과징금 부과 고시 Ⅳ-4-가-(1)’의 규정을 근거로 들었으나, 관련 내용은 “… 과징금이 부당이득의 환수, 법 위반의 방지 또는 제재 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범위에 비해 현저히 과중한 경우”로 되어 있어 다른 나라의 제재 여부나 내부거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공정위는 최종 과징금에 대해서도 리니언시(자진신고를 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를 인정해 삼성전자는 전액 면제하고, LG필립스는 50% 적은 338억원만 부과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리니언시 혜택을 받으려면 자진신고 시점에서 담합을 중단해야 하는데, 공정위 조사 결과 삼성전자와 LG필립스는 자진신고 시점보다 5~9개월 뒤인 2006년 12월까지 담합을 계속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주도한 국제담합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과중한 부담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공정위가 사건 의결서를 제재가 끝난 지 한달여 뒤인 2011년 12월1일 작성하고도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에야 뒤늦게 공개한 것도 의문을 산다. 공정위는 원칙적으로 사건 의결서를 제재일로부터 35일 이내에 작성해 공개한다.

공정위 심판관리관실은 “업무량이 많은 데 따른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송호창 의원은 이에 대해 “경제검찰인 공정위가 심각하게 경제질서를 해치는 대기업의 담합에 대해 법과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은 공정한 시장감시자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 폐지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위평량 박사는 “공정위는 매번 시장경제의 공적인 담합행위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강조하면서도 솜방망이 제재로 일관하고 있어, 전속고발권 폐지 또는 완화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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