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한국 농협은 중앙회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했다. 앞으로 영리회사의 인수 합병 등 자본시장에 대한 경영 전략이 중요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따라서 경영자와 이사회는 농협의 공동소유 자본금 문제에 대한 이해 증진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영구적 자본금의 가치를 제고하고, 투기적 외부자본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과제가 중요하다"
농협경제연구소가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미국농협 인수시도 사례를 상기시키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연구소는 최근 '라보뱅크의 미국농협 인수시도' 보고서를 통해 "M&A란 주식회사에 고유한 것이며 협동조합에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왔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상식이 2004년 미국에서 뒤집혔다"며 "M&A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 사건은 협동조합 역시 M&A에 무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시장만능주의 사회에서 협동조합의 위상이라는 기본적인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한 것이었다. 이는 일본의 협동조합이 질문을 받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협동조합은행 라보뱅크는 2004년 미국의 지역 신용농협에 대한 인수방안을 제안했다. 아이오와를 비롯한 4개 주를 기반으로 하는 이 농협은 이사회에서 이 제안의 수락을 결정했다. 하지만 감독청과 조합원의 승인 절차를 남겨둔 시점에서 이 신용농협은 당초 결정을 번복해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라보뱅크의 미국농협 인수 시도는 실패했다.
미국의 신용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협동조합이다. 전국에 걸쳐 97개의 신용농협과 5개의 연합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신용농협은 농민에게 농업담보대출을 공급하며, 예금이 아니라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부협동조합이다. 신용농협은 농민이 출자하는 민간기관이지만 정부의 감독과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의 성격도 갖고 있다.
라보뱅크의 인수 표적이 된 신용농협은 아이오아, 네브라스카, 사우스 다코타 및 와이오밍 4개 주를 구역으로 하는 '아메리카 농업신용 서비스'(FCSA) 협동조합이다. 이 농협의 재무구조는 2003년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79억달러 수준이었다. 조합원의 출자금은 4800만달러였고, 잉여금은 12억달러로 개별 조합원에게 배분되지 않는 공동소유 자본금이었다.
라보뱅크는 세계 35개국에서 농업관련산업 융자분야에서 진출하고 있다. 주로 인수합병 방식으로 대상국가의 농업금융 분야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호주의 농업금융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라보뱅크의 인수 제안 목적은 미국의 농업금융시장에 침투하는 수단을 확보하는 한편 15% 이상의 높은 자본이익률 (ROE)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라보뱅크가 제안한 인수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인수 금액은 6억달러로 하며 이를 출자자 조합원에게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FCSA는 기존의 연방농업신용제도(FCS)를 탈퇴해 농업신용회사(영리회사)로 전환하며, 조합원은 라보뱅크의 국내외 업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었다.
라보뱅크의 인수 제안에 대항해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지역 신용농협(AgStar)가 FCSA와의 합병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FCSA의 출자자 조합원에게 6억5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며, 조합원에 의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계속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AgStar의 목적은 전통적 방식의 대규모 합병을 통해 규모의 이익을 실현하고 리스크의 분산을 도모함에 있었다.
FCSA 이사회는 2004년 7월 라보뱅크의 인수 제안을 승인했다. 명분은 조합원 이익 제고였으나, 사실은 조합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FCSA가 보유한 거액의 공동소유 자본금은 이사회로 하여금 유리한 조건으로 신용농협을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하게 했다. 최종적으로 FCSA는 조합원의 반대에 따라 양측의 인수 및 합병 제안을 거부했다.
이 사례는 라보뱅크와 같은 매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조합원에게 배분되지 않는 공동 자본금이 엄청난 규모로 적립되어 있는 협동조합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협동조합이 투기적 자본의 기업 사냥에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를 강화하는 한편,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한 경영자와 이사회의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제언이다.
또한 연구소는 협동조합 상호간의 합병에 있어서도 역사적으로 축적된 내부유보 자본금에 대한 합리적 정책 수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 상호간에 자산과 자본의 규모 및 구성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공동소유 자본금에 대한 조합원의 소유권과 통제권을 확립하는 과제가 중요하다고 봤다.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9/982930.jpg?w=200&h=130)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