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에르고다음, 시장점유율 높이려 자동차보험 손해율 조작

전재민 기자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자동차보험사가 보험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당국이 실태 파악에 나섰다.

에르고다음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실제보다 낮춰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을 받고서 지난 7월 보험료를 3.1% 내렸다. 이는 올해 상반기 보험료를 2% 안팎 내린 다른 손해보험사보다 큰 인하폭이다.

약 50만명의 계약자를 보유한 에르고다음은 올해 1분기 1.5%(온라인 전용 시장의 14.5%)인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율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문회사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과 보험료 검증기관인 보험개발원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에르고다음은 손해율이 조작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최근 자진 신고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손해율은 보험금 지급액을 보험료 수입액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의 등락은 보험료 책정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에르고다음 관계자는 "손해율이 조작됐다지만 보험료를 일부러 높인 게 아니라 낮춘 만큼 소비자 피해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험료는 손해율에 맞춰 적절하게 매기는 게 원칙이라는 점에서 이번 손해율 조작으로 보험료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실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보함사가 합리적 기준없이 손해율을 정했다는 방증이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르고다음의 손해율 조작은 사내 알력 때문에 드러났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전직 LIG손해보험 직원들이 주축을 이룬 다음다이렉트가 독일계 에르고에 인수된 이후 다음다이렉트 출신과 에르고 출신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들통났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에르고 출신이 주도한 손해율 조작을 다음다이렉트 출신이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에르고다음이 조작한 손해율을 검증한 보험개발원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요율 검증 상품이 연간 5천∼6천건에 달해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것 같다"며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르고다음은 프랑스계 온라인 전문회사 악사다이렉트로 인수가 확정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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