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정책금융공사의 대성산업 4000억원 지급보증 결정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대성산업의 사전적 구조조정 지원에 주채권은행도 아닌 정책금융공사가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최근 금융권의 시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당국은 상시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규모별(주채무계열·개별 대기업·중소기업), 업종별(건설·조선·해운업)로 매년 차입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즉 주채권은행 주도로 차입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해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회사), C등급(회생가능한 부실회사), D등급(회생불가능한 부실회사)으로 구분하고, B등급 회사의 경우 선제적 지원을 통한 정상화, C등급에 해당하는 경우 워크아웃, D등급에 해당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법정관리 또는 청산절차를 밟도록 했다. 사전적 구조조정 또는 프리워크아웃은 B등급에 해당하는 조치다.
대성그룹은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점하는 주채무계열은 아니고, 따라서 금융감독규정 및 은행연합회 자율협약에 의해 '공식지정'된 주채권은행은 없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 금융 관행상의 최다채권은행 또는 주채권은행은 다 있기 마련이다. 대성산업의 경우 산업은행이 이런 의미의 주채권은행인데, 대성산업은 신용위험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A등급을 받았으며 부실징후 기업으로 지정된 바 없다.
문제는 상시 신용위험 평가 및 이에 따른 지원 업무는 기본적으로 주채권은행이 주도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만일 주채권은행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대성산업의 경우 주채권은행 내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협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금융공사가 주도적으로 사전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대성산업은 올해 7월18일부터 정책금융공사에 선제적 재무구조개선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워크아웃으로 갈 경우 경영권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꺼렸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이러한 부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정책금융공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삼미금속과 신텍 등 사전적 구조조정 지원 사례가 두 건이나 있다며 이번 대성산업에 대한 지원은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두 건의 사례와 대성산업 건은 동일하지 않다. 총 650억원 지원 중 정책금융공사가 455억원을 담당했던 삼미금속의 경우, 원래 삼미그룹 계열사였다가 삼호그룹에 인수됐는데 삼호그룹의 삼호해운 및 삼호조선이 2011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경우다. 신텍은 2012년 2월 '중소기업 패스트트랙 프로그램 공동운영 지침'에 따라 패스트트랙이 체결됐던 회사다.
즉 이 두 건의 선례는 모두 중소기업으로서, 모그룹 핵심계열사의 법정관리 또는 당해 회사의 패스트트랙 체결 등과 같은 구조조정 조치가 이미 선행된 상태에서 정책금융공사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에 반해, 대성산업 건은 중소기업도 아니며 또한 선행 구조조정 조치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정책금융공사가 전격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정책금융공사가 나서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한편,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이번 사건을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영향력 행사로 인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주 위원장이 주주(지분율 0.38%)로 있는 대성산업에 명백한 정치적인 특혜보증을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채권은행도 아닌 정책금융공사가 법령상 근거도 빈약하고 설득력 있는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격 지원에 나서는 바람에 정치적 외압 의혹을 자초한 것이 됐다.
정책금융공사가 대성산업 건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그 결정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립근거마저 부정하면서 대기업을 특혜 지원했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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