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상장폐지 어렵다

법원·헌재 등에 의해 보류 또는 중단될 가능성 높아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외환은행의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가 난관에 부딪혔다.

이는 26일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 측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주식교환 절차를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기 때문이다.

이 가처분 신청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하나금융으로서는 아예 주식교환을 못하니 큰 일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재판부는 예민한 사안인 경우 통상 헌재(헌법재판소)의 의견을 구하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헌재의 의견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과정이 올스톱된다. 하나금융 측이 마음대로 추진했다가 위헌으로 결론난다면 경영진은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안이 사안인지라 간단히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은 하나금융의 주식교환 절차의 문제로 공개매수가 없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게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영국과 독일 및 국내 사례까지 밝혀둔 상태다.

영국에서는 신청인이 공개매수(TOB)를 시도한 결과 신청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대상회사의 주식 90% 이상을 공개매수하는데 성공한 경우에야 강제매수할 수 있도록 해,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들의 매각(Buy out)할 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매수대상 주식의 90%라는 대부분의 수를 매수한 경우에 한정해 나머지 주주들의 주주권을 보호할 실익이 낮은 경우에 한정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주식법'(Aktiengesetz)에서 주식회사간 일방이 타방의 기본자본(지분)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편입등기로 주회사가 보유하지 않는 피편입회사의 지분은 모두 주회사로 이전하게 되어, 법적으로 독립한 2개의 회사가 그 독립성을 상실하지 않은 채 강력한 기업결합형태인 '콘체른'(Konzern)을 이루게 한다. 95% 이상을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경우에 한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신한금융지주, 2011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주식교환에 앞서 공개매수를 실시했던바 있다.

또한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노·사·정 합의를 위반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해 2월1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통합 여부는 추후 노사합의로 결정하겠다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또한 이 합의를 보증한다는 의미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노조도 체결식에 함께 참석해 명실상부한 노사정 합의임을 강조했다.

주주대표소송 등 대주주 감시를 위한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를 봉쇄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상장폐지되면 지배주주의 독단적 움직임에 대해 감시하거나 견제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며 "외환은행 상장폐지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지분을 모두 가지면 감시 및 견제력 상실에 따른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 서울중앙지법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이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ISD(투자자국가소송)에서 우리 정부의 승소를 위한 부분과의 연관성이다.

현재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론스타의 위법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경영할 당시 대주주로 행사한 주주총회 무효소송과 주주대표 소송 이외에 헌법소원 등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주식교환이 성공하면 이들은 더이상 외환은행의 주주가 아닌 하나금융의 주주가 되고, 주주로서 소송을 제기할 적격을 상실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승소 가능성을 높이려면 론스타가 애초에 은행을 소유할 자격이 없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매우 절박하며 현재 1심에서 진행 중이다"며 "법원 판결전에 이번 주식교환(상장폐지)로 좌절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산업자본에 대한 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이번 주식교환절차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상법 제360조의2 및 금융지주회사법 제62조의2에 대한 위헌 심판제청신청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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