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손보사 의료사고 면책약관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상해야"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대법원이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보험보상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2년 이내에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손해보험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대법원은 손해보험 약관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인 '의료사고'를 가입 당시 '면책 사항'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보험 상품의 의료사고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의료사고를 당하고도 보험금을 못 받은 손보 상품 가입자들에게 보상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보험계약자인 이모씨는 2006년 2월 L손해보험에 남편 김모 씨를 피보험자로 상해사망을 담보하는 (무)우리집종합보험 등 2건의 보험을 가입했다. 2008년 1월31일 복부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서 복부 CT 촬영후, 검사결과상 '장 게실 및 장 마비, 탈수, 질소혈증'으로 진단받고 특이 치료가 필요치 않다고 해, 경과 관찰 중 오진 등으로 '장 천공 및 장폐색'을 진단하지 못해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유족은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 소송을 제기해 병원의 과실이 60%라는 조정을 받았다. 이후 유족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약관에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는 보상하여 드리지 않습니다'라는 면책 조항에 따라 보상을 거부했고, 유족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 2심에서 보험사의 손을 들어 줬지만, 대법원은 '설명의무위반'으로 원고인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면책조항에 따라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해당하고, 표준약관에 따른 것으로 그 내용이 위법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했지만,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등의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발생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반인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우므로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해당해 보험자에게 명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반인이 알기 어렵고 복잡한 보험약관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내용의 경우 보험사가 반드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동안 보험사의 안이한 보험판매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의료사고'도 재해사고에 포함해 보험금을 지급해 왔지만 손해보험은 질병, 상해보험 표준약관(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의 개정 전(2010년 1월29일)까지는 약관 제14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① 7.피보험자의 임신, 출산, 유산 또는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는 면책으로 보상에서 제외시켜 왔다.

손해보험에 가입해 의료사고로 인해 보험금을 받지 못한 경우, 보험금 청구권소멸시효가 남아 있는 2년 이내의 사고라면 보상받을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전화(02-737-0941)로 문의하면 된다.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 낸 조정환 금융소비자연맹 자문변호사(법률사무소 장정 대표)는 "의료사고에 대해 그동안 보험사가 약관에 면책사항에 들어있다며 보험금을 부지급해 온 나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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