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는 어떻게…이건희 회장 조금씩 좋아져

이재용 부회장이 후계자라는 것은 기정사실화

김진규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을 마친 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고 입원 중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의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했는데도 삼성전자 주가가 4%나 오르는 등 경영권 승계에 대해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경영권 승계 이재용 부회장으로 '구획정리' 끝낸 듯

이재용(46)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의 후계자라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승계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는 후계자를 내정하고도 공식화하지 않는 것은 오너가(家)와 그룹 수뇌부의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은 승계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는 지금의 삼성과 달리 타계하기 10년 전인 1977년 삼남인 이 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한 사실을 공개했다.

선대 회장 시절에는 장남(이맹희)과 차남(이창희)이 경영권 승계에서 배제돼 경영권 분쟁 위험이 컸던 상황이지만 이건희 회장 슬하에는 외아들(이재용 부회장)에 두 딸(이부진·이서현 사장)뿐이어서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또한 대외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승계 문제를 거론해 '삼성'과 동격인 '이건희'라는 브랜드의 힘을 약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회사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경쟁은 거세졌으며, 격변하는 시장은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 회장 취임 후 27년 동안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40배, 자산은 50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 대한 치밀한 준비로 정평이 난 삼성이 경영권 승계에 대한 준비 역시 소홀히 했을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 회장은 1999년 폐 림프암으로 수술은 받았으며 잦은 기관지 질환으로 건강 악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후계자 지명은 18년 전인 1996년 그룹 지주사 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배분할 때 이미 이뤄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2001년 상무보,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를 거치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어 2009년 부사장, 2010년 사장 승진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안팎에서 명실상부한 삼성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재계에서는 내부적으로 경영 승계에 대한 합의와 상속을 위한 구획 정리가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영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외신 "투자자들, 삼성 경영권 승계 대비"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삼성의 경영권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FT는 이 회장의 입원이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자회사인 삼성의 경영권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투자자들이 숙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과 가까운 일부 인사들은 올해 45세인 이 부회장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23년이 걸렸으며 전략기획 업무 경험과 함께 필수적인 거래관계를 다뤄온 경험이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BNP파리바 은행의 피터 유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은 오늘날의 삼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지지는 자동으로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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