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멈추지 않는 총성' 덴마크 코펜하겐 테러

테러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새벽에 걸쳐 주말 주택가와 도심 기차역 인근 유대교 회당을 뒤흔든 총격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14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께 코펜하겐의 '크루트퇸덴' 문화센터 내 카페로 날아든 총격은 밸런타인데이를 겸한 토요일 오후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주택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렸을 당시 이곳에선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그림으로 2007년 이후 줄곧 살해 위협을 받아온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 등 30명 안팎이 참석 중이었다.

용의자는 자동소총을 이용해 센터 바깥에서 안쪽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창문에는 최소한 30개의 총탄 구멍이 남아 있었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당시 순식간에 20∼40여 차례 총성이 울려 퍼졌고 겁에 질린 참석자들은 일제히 바닥에 엎드리거나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 가는 등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후 덴마크 현지 언론은 그의 총격에 사망한 이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핀 노르가드(55)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초기에 경찰은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폴크스바겐 '폴로' 차량을 타고 도주했기 때문에 이 차에 누군가 대기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전체 용의자를 두 명으로 봤다. 그러나 이후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단독 범행으로 바로 잡았다.

용의자는 폴로를 몰고 사건 현장 북쪽으로 2㎞를 달리고 나서 열차역 주변에 차량을 버렸다. 경찰이 도주 차량을 발견한 시각은 오후 5시45분쯤이었다.

경찰은 그로부터 1시간 40분 쯤 지난 시각 검은 상하의 차림에 고동색 털실 모자를 쓰고 있는 25∼30세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평소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겨 찾는 문화센터가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하는 총격 테러의 현장이 되면서 주변 주택가는 긴장에 휩싸였다. 이 지역은 현재 경찰의 통제를 받고 있다.

1990년 개관한 크루트퇸덴 센터는 코펜하겐에서도 가장 가족 친화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주택가 안에 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센터 주변에는 대중 수영장이 있으며, 멀지 않은 곳에 축구 구단 FC코펜하겐의 홈 구장도 있다.

이 때문에 평소 크루트퇸덴 센터 내 카페에서는 문화 행사 외에도 아이들이 참석하는 파티와 벼룩시장이 자주 열리곤 했다. 크루트퇸덴은 이날부터 무기한 잠정 폐쇄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몇시간 뒤 코펜하겐 유대교 회당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도 주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이곳에서는 유대교식 성인식이 열리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행사 참석자는 80명 가량이었다.

15일 0시를 좀 넘긴 시간 유대교 회당 본부 건물 밖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행사 출입 관리를 맡던 단 우산(37)이라는 이름의 유대인이 숨지고 경찰 두 명이 부상했다. 현지 유대교 관계자는 용의자는 "길거리에 구토 하는 등 술 취한 사람 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번 총격으로 인근에 있던 대형 기차역 겸 지하철역인 노레포트역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밤새 긴장이 이어졌다.

결국 주말의 테러 공포는 택시 기사의 제보를 받은 경찰이 이날 새벽 5시께 노레브로역 인근에서 총을 쏘며 저항한 용의자를 사살하면서 일단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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