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침, 루퍼트 마크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인 김기종 에게 흉기 습격을 당했다. 김기종은 2010년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덩어리를 던져 북한 언론의 지지를 받기도 한 인물이다. 조선중앙방송은 "남한 네티즌들도 일본에 대한 분노를 던진 김기종의 항의 행동에 찬양했다"고 보도했었다. 김씨는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 27일 동북아시아 내에서 여전히 민족감정이 정치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해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능력에 직접적으로 지적을 한 것이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4일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 내용 중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 문구는 '가장 중요한 국가'로 변경되었다. 한일 관계의 악화로 인한 일본의 불만이 드러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감정싸움만 할 뿐 실익은 없는 대일외교
웬디 셔먼의 외교 지적은 동북아의 외교문제가 실리보단 민족주의적 감정에 치중해 있다는 데 있다. 일본에 의해 침략당한 역사가 있어 좋은 감정을 갖기는 힘든것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외교상의 마찰로 이어지는 것은 국가간의 진전이 아닌 마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일본에 일본은 노다 요시히코 수상이 직접 나서 격렬히 반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를 소환해 항의했고,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소환해 귀국조치 시켰다. 각료 일부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의 모든 회담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대화의 채널을 모두 닫아버렸다. 일본이 민감하게 대응한 것은 센카쿠 열도, 쿠릴 열도를 두고 중국?러시아와 갈등이 겪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방문은 이 전 대통령 의 친일성향논란을 완화시켰다는 것 외엔 이익이 없었고, 당시 국제상황을 고려하지 못해 대일관계를 악화시켰다는 점에서 외교적 실패란 평을 받았다.
2013년엔 4월엔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 일부분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이유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취소되었으며, 이후 12월엔 아베 신조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국제적인 논란을 샀다. 2014년엔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령중인 지역'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표기했고, 외교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했다. 2015년에 들어선 역사교과서에 위안부와 강제징용 서술을 삭제하기도 해 한국의 반일 감정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정상의 만남은 무의미하다"고 발언했다. 국내의 반일감정과 지지율을 고려한 대답이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인식을 항상 언급해왔다. 그리고 정부는 항상 일관되게 원칙을 가지고 한일관계를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5년 수교 50주년을 맞았는데도 현 정권의 한?일 정상회담이 없었다는 점은 박 대통령의 대일외교 원칙에 의문을 갖게 한다.
현재의 한일관계에서 한국과 일본이 얻은 이익은 전무하다. 양국의 강경한 대응이 보수정치의 정치적 동력을 제공한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군부정권의 박정희 대통령은 친일논란에 시달리긴 했지만, 김종필이란 채널로 일본과 소통을 하고 한일협정을 맺어 국가발전의 초석으로 삼았다. 하지만 소통없이 돌발행동을 하는 현재의 양국 정부는 감정싸움만 할 뿐 아무런 실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 최우방국 대사에 흉기 휘두르는 대한민국… 외교도 없고 안전도 없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80% 이상인 대표적인 친미 국가다. 2002년 안톤 오노 사건과 미선이 효순이 사건으로 반미 감정이 치솟았던 때도 있었지만, 2010년도 이후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미국의 조지워싱턴 호 급파 등의 국방 지원으로 현재 반미감정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선전과 극단적인 민족주의 때문에 반미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 여지는 아직도 많다. 과거 미군정 시기 반탁운동과 대구 10.1 사건, 미군에 의한 노근리 학살사건 등 미국에 의한 인명살상 사례가 있으며, 신군부 시절 미국이 전두환 대통령을 지원한 사실에 당시 젊은 층이 반미로 돌아서기도 했다. 주한미군의 범죄와 주둔지 문제 등도 반미감정의 원인이 되었다.
북한은 대남 선전에 이러한 사례를 이용해 한국의 반미감정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이 한국의 경제성장, 국가안보에 큰 이득이 되는 상황에서 반미감정을 유발하는 시위나 주한 미 대사에 대한 테러등 반미행위는 국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8년 한-미 FTA와 광우병 논란으로 발생한 대규모 촛불시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제 성격의 비정치적 집회였던 촛불집회는 시위대가 늘어나며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쇠파이프 등의 흉기를 동원한 폭력시위로 변화했다. 한국진보연대 등의 집단은 '버스타고 청와대가기', '국민토성 쌓기' 등 공권력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불법행위를 기획해 시위대를 선동했으며, 시위대 중 종북카페를 운영하는 종북주의자가 검거되기도 했다.
발효 후 검증된 FTA 효과는 시위대의 주장처럼 제국주의적 약탈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41.6% 증가했다. 민족감정과 선동에 호도당해 국가적 실익을 놓칠뻔한 것이다.
◎ 냉정한 국제관계... 실익 추구하는 대외관계가 필요하다
흔히 외교에 대해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고 표현한다. 미국?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공산세력에 침투에 함께 맞선 우방이지만. 이념논쟁이 끝난것이나 마찬가지인 지금에 와서 국가 간 관계가 계속될거란 믿음은 순진한 외교술일 뿐이다.
주변국과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과거사 인식이 다른것은 동북아시아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한반도는 지형적 특성상 인접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사도 감정을 자제하고 실익을 취하는 것이 좋은 외교다. 국제관계는 냉정하기 때문이다.
서희장군은 소손녕과의 담판에서 강동 6주를 거저 얻은것이 아니다, 거란이 원하는 고려와의 수교와 여진세력의 추출이라는 보상을 통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외교에서 우리의 이익만을 밀어붙이면 안된다.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민족의 자존심을 내새워 자존감을 세우려는 여론과 지지율에 눈치보는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일본은 고노담화로 화해의 제스쳐를 했고, 미국도 한미동맹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 이에 응하지 않고 배신한것은 우리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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