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野최고위 '요지경'…독설·사퇴 폭탄선언에 노래까지

文, 박지원·김한길 연속회동해 수습 진땀...'책임론'은 여전
"부끄러워 말 안나와"·"해당행위" 자조..."심려끼쳐 죄송" 반성도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궤도이탈'이 점입가경이다.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공격'으로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를 선언하는 '돌발상황'으로 발칵 뒤집히더니 유승희 최고위원이 노래를 부르는 해프닝까지 벌어져, '봉숭아 학당' 등 자조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는 재보선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 등 비노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썼지만 어수선한 상황은 여전히 계속됐다.

◇동교동계 등 '책임론' 여전...文, 비노수장 회동해 수습 '진땀' = 그동안 재보선 패배에 대한 '문 대표 책임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주 최고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힌 일과 맞물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다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당은 다시 혼돈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단독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는 문 대표의 책임론이 언급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와 관련해 문 대표는 7일에는 박 전 원내대표와 이날은 김한길 전 대표와 잇따라 회동하는 등 사태 수습에 힘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언급하면서 제안한 '원탁회의' 구성 등 당 쇄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 대표의 수습 노력에도 당분간 당내에서는 책임론이 계속 불거지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가 문 대표와의 7일 회동이 끝나고서도 이날 권 상임고문과의 회동을 강행하고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여전히 책임론을 제기한 것, 동교동계는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입장발표를 검토하는 것에 주목하면서 문 대표와 비노진영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수습 안되는 최고위...막말·돌발사퇴에 노래까지 =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한 편의 코미디를 방불케할 정도로 무질서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선된 뒤 처음 열린 회의로 단합과 함께 '심기일전'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앞서 사퇴의사를 밝힌 주 최고위원에 대해 "공갈을 친다"고 독설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를 들은 최고위원은 "치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아무리 무식하고 무능하다고 해도 공갈치지 않았다"며 격분, 문 대표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퇴 의사를 밝히고 퇴장했다.

이 와중에 마이크를 잡은 유 최고위원은 "오늘 어버이날이라 어제 경로당에서 노래 한 소절 불러드리고 왔다"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로 시작되는 원로가수 고 백설희씨의 '봄날은 간다'의 일부를 즉석에서 불러 주변을 당황케 했다. 미리 준비한듯 분홍색 정장상의 차림이었다.

유 최고위원은 이후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이며, 분위기를 바꾸고자 노래를 한 것"이라며 "의도와 달리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주 최고위원이 회관으로 이동하자 동료 의원들이 사퇴를 말리러 쫓아가고, 오후에는 문 대표가 직접 주 최고위원을 만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숨박꼭질'을 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쏟아지는 비난...文, 정청래에 경고 = 이처럼 지도부가 완전히 흐트러지고 통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당내에서조차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정치인은 국민이 지켜본다는 것만으로도 자기 감정을 숨기고 인내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당은 며칠전 참담한 재보선 성적표를 받았다"며 "돌출 행동은 이유가 뭐든 해당행위"라고 일갈했다.

당 대변인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막말하고, 노래하고, 정말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특히 문 대표는 사달이 난 후 공개적으로 정 최고위원이 향해 "부적절했다. 유감스럽다"며 '경고장'을 보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 최고위원이 과했다"며 "적절한 사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 정 최고위원에게 사과할 것을 우회적으로 지시했다.

초선인 이언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 최고위원을 겨냥, "언행이 도를 넘었다. 결과적으로 문 대표를 흔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애초 주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의사를 접고 문 대표에게 함께 패권정치를 청산하자는 데 힘을 모으자고 넌지시 제안하고자 했다"며 "문 대표도 이에 협조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정 최고위원의 발언 후 이런 분위기가 어그러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당 윤리심판원에 정 최고위원을 제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 역시 "주 최고위원이 문 대표를 비판하듯, 나 역시 주 최고위원을 비판할 수 있다"며 사과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 해결이 난망한 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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