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산 귀족 '노맨클라투라'가 임금피크제를 논한다면?... 노조는 귀족 명칭 떼야

-
노맨클라투라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노맨클라투라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노맨클라투라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공산 귀족' 노멘클라투라는 노동자면서 노동자가 아닌 집단이었다.

'노멘클라투라'란 단어는 고급 간부 명부'란 뜻이다. 이들은 러시아 혁명의 선두에 섰다는 이유로 스탈린 집권기 러시아 공산당의 주요 세력이 되었으며, 생산력을 발생하지 않는 특권계층이기도 했다. 소득은 일반 노동자보다 훨씬 많아 이민의 불만을 샀다. '계급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에 특권층이 존재하는 게 옳은지 의문을 품는 자들도 많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워낙 커 자정작용은 끝내 이뤄지지 못 했다.

이들과 다른 노동자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돈이 많다는 점이었다. 고작 감자와 밀을 배급받기 위해 하루 종일 줄을 서야 했던 인민들과 달리, 이들은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로 치장하고 고급 리무진을 끌고 다녔다. 극장엔 노멘클라투라만 이용할 수 있는 '로열석'이 있었으며, 이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물건이 가득 준비된 매장도 있었다. 이들은 공산주의 사상을 신봉했으며, 노동당의 고위 간부로서 인민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지만, 사실상 노동자 계급은 아니었다.

ㅁ 강남 좌파, 샴페인 좌파, 리무진 좌파.... 말로만 진보를 말하는 자를 비판

한때 '강남 좌파'란 단어가 유행했었다. 진보 성향의 고학력-고소득자를 칭하는 말이었는데, 일부 유명인의 진보적 정치 성향을 공격하기 위한 용어로 쓰였다. 말로는 노동자 인권과 시민운동을 말하지만, 노동자 계층이 아니라 공감도, 실천도 하지 않는 것을 비꼰 거다. 그러나 호도된 면과는 달리, 강남 좌파로 불린 인물들의 사고가 사회주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고, 오히려 자유주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기도 해서, 이 단어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 했다.

유럽에서도 '리무진 좌파', '캐비어 좌파', '샴페인 좌파' 등 '노동자를 대변하려 하는 비 노동계급'을 조롱하는 단어는 예전부터 많이 쓰였다. 특히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이용해 부정한 돈을 벌거나, 과소비를 하면서 진보적 정치 태도를 유지할 때, 혹은 자기과시용으로 진보, 노동, 민주, 소수자 인권 등을 외칠 때, 공감하지 않는 시선들은 '공산 귀족(Royal Communist)'를 비웃으며 저 단어를 내뱉었다.

 

ㅁ 노동자 대변 못하는 노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처럼 노동자 계급 (지금으로 말하면 서민, 빈민층)을 대변하지 못하는 진보 논쟁은 큰 설득력을 얻지 못 했다. 이런 경향은 지금도 계속돼 '귀족 노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 노조원의 평균 연봉은 1억 원에 육박하고, 노동 환경도 일반 국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노동자의 권익을 외치기엔 기득권에 너무 가까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임금피크제를 반대 시위를 하는 노조의 반대편엔 10대, 20대 청년들이 "오빠들, 형님들 일자리를 나눠주세요."라는 현수막을 걸고 서 있다. 30~40대의 대기업 직원과, 어린 학생들의 대치가 묘하다. 과거 전태일 열사가 서 있던 자리는 어는 쪽에 더 가까웠을까?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