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팅 보트 (Casting vote)란 의회 의결이 가부동수인 경우 의장이 갖는 결정권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11명이 찬반 투표를 할 때 찬성과 반대가 각각 5명일 경우, 마지막 한 사람의 의견이 캐스팅 보트가 된다. 정치에선 여당과 제2야당이 세력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제 3당의 표'가 대세를 좌우하는 경우를 뜻하기도 한다. 요즘 떠오르는 캐스팅 보트로는 '일성 신약'이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개인투자신탁)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차지하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차질이 생겼다. 엘리엇은 국민연금과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삼설물산의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삼성물산 합병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한다.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이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는 게 이유다.
엘리엇은 이건희,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 일가와 기업 경영 주도권을 두고 대립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오너 일가의 지분 합계는 30.4%로 엘리엇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엘리엇이 국민연금 등 타 주주의 동의를 받아낸다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며, 엘리엇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일성신약이 조명을 받았다. 지분은 고작 2% 지만 국민연금, 삼성SDI, 삼성생명에 이은 3대 주주에 해당하며, 아직 어떤 태도를 보일지 몰라 그야말로 '캐스팅 보트'의 위치에 있다. 실제로 일성신약은 유권 시장에서 사흘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왜 소규모 제약사에 불과한 일성신약이 삼성물산 주식을 그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걸까? 여러 정황을 보니 우연으로만 보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성신약은 제약사로서 본업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매출액이 7000억 원도 채 되지 않고, 업계 순위 30위에도 들지 못한다. 상위 20개사가 제약 산업의 80%를 차지하는 제약 업계 특성상 30위 밖의 회사는 제약회사로서 별 비중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이 회사의 사장 윤석근이 제약협회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제약업계에서도 파장이 일었을 정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윤 이사장은 제약보단 금융인에 가까운 인물이다. 1970년대 현 대우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을 창업했고, 이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 지분 16.5%를 소유하기도 했다. KT, SKT, 삼성중공업, 현대오토넷, 현대전력 등 우량 기업에 투자해 '주식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가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바로 삼성물산이며, 이 덕에 일성신약은 본업이 제약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임에도, 굉장히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사업보고서엔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950억 수준이나 돼 시가총액에 육박한 수준이었다.
한편 일성신약 자체는 거래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엘리엇 사태로 갑작스런 조명을 받기 전만 해도 저평가 상태를 넘어 비정상적인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삼성물산이 없다면 자생할 수 없는 기업인 셈이다. 삼성물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기업인만큼, 현재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결과를 바라지 않을 거다. 하지만 급등하고 있는 일성 신약 주가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기대감에 의존한 것이기에 곧 폭락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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