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브랜드 특성이 없다. 삼성을 살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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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의 갤럭시S6 엣지
삼성 전자의 갤럭시S6 엣지
삼성 전자의 갤럭시S6 엣지

갤럭시?... 글쎄 꼭 사야 할 이유가 있나?

국내 원탑 기업 삼성 전자가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IM 부문은 작년 2분기 4조 4천200억원에서 3분기 1조 7천5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4분기 1조 9천600억 원, 올해 1분기 2조 7천400억 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 S6' 시리즈가 판매 부진에 빠지며 애초 기대했던 매출 신장은 달성하지 못했다.  

세계적 경기침체를 원인으로 들 수도 있겠지만, 경쟁사 애플아 작년부터 매출 증가율 40%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어, 대중의 삼성 외면 현상은 부정하기 힘들것 같다.

 

☐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 1위 달성한 삼성... 1년 만에 본진 위협받는 중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이후 삼성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옴레기'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악평을 들었던 옴니아를 시작으로 불철주야 한 덕에 '갤럭시'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했으며, 갤럭시S3 부턴 동시대 아이폰과 정면으로 승부해도 뒤처지지 않을 성능을 갖추게 됐다. 그 결과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0.2%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점유율은 다시 20%대로 하락했고, 신제품 아이폰 6가 출시되자 애플은 점유율은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5% 성장을 이뤘고,  한국 내부에선  7%에서 41%까지 수직 상승을 달성했다. 삼성이 본진인 한국 시장 사수에 실패한 거다.

 

☐ 브랜드간 비교 우위 줄어든 스마트폰 시장, 삼성이 자초한 결과

고객이 애플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감성적인 디자인에 끌려서, 애플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서, 이미 갖고 있는 애플 제품과의 연동을 위해서, 혹은 애플 기기 특유의 높은 안정성에 대한 선호 등이 있겠다.

물론 삼성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삼성의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 안드로이드 OS특유의 자유로움과 소프트웨어 확장 가능성, 편리한 AS 등을 높게 평가한다. 삼성과 애플이 각각 비교우위를 갖는 특징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본질적 기능에 촛점을 맞추면, 각 브랜드 제품의 특성과 비교 우위는 줄어든다. 통화품질이나 멀티미디어 성능, 온라인 지원과 각종 부가기능이 별 차이가 없는 탓이다. 애플과 삼성 모두 시리(SIRI)와 S-보이스 등 비슷한 음성 인식 서비스 기능이 있으며,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종류도 대동소이하다. 어느 스마트폰을 선택해도 동영상 재생, 카메라, MP3 재생, 3g 및 LTE 네트워크 등 기능은 동일하다.

심지어 '감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애플의 특유의 UI(유저 인터페이스)나 디자인도 삼성과 별 차이가 없게 됐다. 전압식 터치스크린과 직관적 인터페이스, 반투명한 화면 전환과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효과, 가독성을 높인 폰트와 화면 구성, 메탈과 유리 재질을 사용한 세련된 외장 등 삼성 스마트폰과 아이폰의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폰6 와 갤럭시S6는 발매 이후 서로를 모방한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어느덧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절대 우위'의 성격이 강해졌고, 예외 요소는 가격 차이밖에 남지 않았다.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가 비교적 낮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저렴한 가격으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은 더 이상 하드웨어 성능으로 차별화 이룰 수 없었고, 디자인에서도 애플과 다른 점을 어필하지 못했으며, 가격에서도 매력이 반감되고 말았다.

 

펜더(좌) 와 깁슨(우) 에서 생산한 기타, 외양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펜더(좌) 와 깁슨(우) 에서 생산한 기타, 외양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  깁슨 VS 펜더,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 특성'

잠시 다른 동네 이야기를 해보겠다. 세계 기타 제조업 시장은 깁슨(Gibson)과 펜더(Fender)란 두 기업이 양분하고 있다. 모두 '명품'급에 들어가는 역사 있는 브랜드이며 라이벌 기업이기도 한데, 이들이 생산하는 기타는 같은 제품군이지만 서로 다른 시장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서로 다른 악기라 여겨도 좋을 정도로 특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깁슨에서 생산하는 기타는 셋 인 넥(Set-in neck)이란 공법을 통해 기타의 목이 몸통을 관통하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넥과 현의 진동이 몸통에 오래 남기 때문에 중음과 저음이 강한 싶고 묵직한 음색을 내며, 출력이 높은 픽업(기타의 울림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장치)을 사용해 사운드의 질감이 두텁다.

반면 펜더 기타는 각 부분 파츠를 대량 생산한 뒤 대량 공정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해, 음색이 서스테인(음 지속력)이 짧고 고음이 선명해 밝은 느낌이다. 픽업도 출력보단 음 하나하나의 해상도에 집중해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의 사운드를 만드는데 주력한다.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혹은 주력하는 음악 장르에 따라 기업 제품을 선택했다. 재즈와 블루스, 메탈 음악을 하는 기타리스트들은 깁슨 기타를 선호했고, 서프록이나 하드록, 소프트 펑크 밴드의 기타리스트들은 펜더를 더 많이 샀다. 덕분에 두 기업은 점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애플은 분명한 기기적 특성이 있고, 샤오미는 싼 가격이 매력이다. 이 상황에서 반드시 삼성 제품을 사야 한다는 이유를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 거다. 아이폰이 갖는 특징은 스티븐 잡스를 비롯한 애플 전 직원의 고뇌와 철학을 담아 완성된 것이며, 이것이 그들의 제품을 관통하는 개성으로 자리 잡았기에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거다. 삼성이 아이폰을 상대하려면 애플을 '감성'을 닮으려 할 게 아니라, 고객을  삼성을 선호하게 하는 삼성만의 특성이나 철학적 가치, 혹은 비교 우위를 개발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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