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수감'이 불합리한 행위라고? 그래 맞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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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회장
이재현 CJ회장
이재현 CJ회장

☐ '수감'은 시장경제에서 지극히 불합리한 행위로 여겨진다

멀쩡히 제 역할을 하는 경제 주체를 격리해 아무런 편익 없이 국가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흑인 인구 수감률이 지나치게 높아 국가 경쟁력 하락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흑인 수감률은 백인의 8배에 달하는데, 흑인 인구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고작 13%에 불과하함을 생각하면 비정상적 수감률이란 걸 실감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저학력 흑인 남성의 경우 60% 이상이 한 번 이상의 수감 전과를 갖고 있을 정도다.

흑인 수감률이 높아진 원인은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데 있다. 처벌 범주가 넓어지고 엄중해지며 1980년부터 1997년 사이 마약 범죄 관련 수감자 수는 1,100%나 늘었다. 안타깝게도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흑인 사회에서 가장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마약범죄였기에, 수많은 흑인이 수감소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수감은 그리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다. 가장이 수감되자 소득이 끊긴 아이들과 나머지 식구들은 범죄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생겼고, 가난을 대물림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전과자의 재수감률도 만만치 않다. 2008년에 석방된 70만 명의 전과자 중 3년 이내 재수감된 사람은 47만 명으로 절반이 훌쩍 넘는다. 덕분에 흑인 고용률은 여전히 백인 대비 2대 1, 비혼 출산은 3대 1, 영아 사망률은 2대 1, 자산 규모는 5대 1이다.

 

미국 LA의 한 교도소
미국 LA의 한 교도소

수감으로 인한 정부 재정부담도 크다. 미국에서 수감자 한 명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1년에 2만 달러쯤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주립대학 1년 등록금보다 비싼 금액이다. 1980년엔 수감 제도 유지에 70억 달러를 썼는데, 지금은 600억 달러를 지불한다. 이렇게 보면 수감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지나치게 큰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범죄자를 특정 기관에 수감하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대중으로부터 범죄자를 차단하는 것, 두 번째는 감옥살이를 꺼리게 해 잠재적 범행을 억제하기 위한 거다. 물론 비용 편익 분석 결과 수감에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크다면 전과범을 늘리기보단 사면으로 감옥의 빈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하는게 옳을 거다.

 

☐ 기업 위기 원인 제공한 경영자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언급하자 경제사범으로 복역중인 이제현 CJ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이 유력한 사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외에서 비자금 6,200억 원을 조성해 조세포탈 2,078억 원과 횡령, 배임 행위를 한 혐의로 복역 중에 있으며, 최 회장도 마찬가지로 회삿돈 45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수감 중에 있다. 만약 이들이 경영 일선으로 돌아가 각각 2,078억 원과 45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사면이 정당화되는 걸까? 물론 그건 아니다.

횡령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기업 자금을 개인의 것인 양 포장하려면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법의 감시를 벗어나기 위해 횡령 담당 직원을 고용하는 것에서부터 기업 구조를 개편해 유령 조직을 만드는 것까지 기상천외한 수법이 동원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고용하지 않아도 될 노동력을 고용하고 업무 효율을 저해하는 결재 구조를 채택하는 등 온갖 비용을 감수하게 된다. 100억 원대 비자금은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장막에 가려진 비밀 장부에서 쪼개져 나온 푼돈을 모아 만든 거다. 실제로 기업이 입는 손실은 수십, 수백 배에 이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러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들어서는 이재현 CJ회장
지난해 9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러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들어서는 이재현 CJ회장

사익에 홀려 기업을 안에서 병들게 만드는 기업인이 과연 훌륭한 경영자일까? CJ는 2014년 이 회장 지휘 기간 동안 이미 목표 매출인 33조 원 달성에 실패했으며, 영업이익이 2,300억 원 감소하는 등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CJ대한통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으나 반쪽 실적을 내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고, 본진인 CJ제일제당 영업이익도 30%가 급감했으며, CJ헬로비전마저 영업이익이 23% 감소했다.

무엇보다 경영공백으로 기업을 위기로 몰아간 원인이 이 회장 자신에게 있다는 점은 경영자로서 자질 시비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최 회장의 SK는 실적면에서 CJ보다 낫지만, 부도덕성으로 기업에 위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선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다. 경영 문제 해결을 위해 원인을 제공한 경영자를 복귀시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을 계속 수감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기업 임직원과 고객으로부터 자질 논란이 있는 경영자의 집권을 차단하는 것, 잠재적 범죄자의 범행을 억제하기 위한 것에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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