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 업체의 브랜드 선호 하락,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한국 경제 구조는 흔히 '샌드위치'이론으로 표현된다. 어떤 제품군이든 최고는 아니지만 썩 괜찮은 성능을 유지하고, 가격 역시 매우 싸지도, 너무 비싸지도 않은 어중간한 수준에서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포지션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강점이 될 수도 있고,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제품 흐름에 이 구도를 대입해보자. 2014년 초까지만 해도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애플 아이폰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폰은 생산량 한계에 부딪혔고, 저가 중국 제품은 경쟁이 안 될 정도로 성능이 떨어졌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삼성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쓸만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을 출시해 삼성이 점유하던 시장을 빼앗았다. 결국 점유율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2015년 7월 3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IT와 모바일(IM) 사업부 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 600억 원과 2조7천600억 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 전 분기와 비교해 1%와 0.7% 늘었다. 영업이익은 3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은 LG보다 사정이 낫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 션(MC) 사업본부는 전년 동기에 비해 99.8%가 감소한 영업이익 2억 원의 실적을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 두 기업이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 S6와 G4는 제 나름대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질 않았다.
삼성과 LG의 중저가 전략, 장기적 관점에선 악수 될 것
혹자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을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은 성숙했을 뿐 아직 쇠퇴기로 돌아서지 않았다. 애플 시장점유율은 2.4%가 늘었고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업체는 각각 8.9%, 5.3%, 4.8%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삼성과 LG가 부진한 이유는 프리미엄폰이 아이폰에 밀리고, 중국 제품과 차이점을 부각하지 못한 데 있다. 브랜드 선호도 높지 않은데다 저가 제품에 비해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시장 변화에 삼성과 LG는 중저가 라인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려 한다. 프리미엄 폰인 갤럭시S6 시리즈 가격을 낮추는 한편, 갤럭시A8 등 상당히 좋은 성능에 가격은 매우 저렴한 제품을 뽑아내기도 했다. 갤럭시J5의 경우 갤럭시S5와 비슷한 성능임에도 불구하고 출고가 29만 7,000원이란 파격적 가격을 책정했다. LG 역시 G4 비트, G4 스타일러스 등 중저가 라인을 보강했다.
하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봤을 때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대응이 적절한 돌파구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충분히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삼성과 LG가,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기 힘든 중저가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이 아이폰 이상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은 중국 업체 보다 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파는 것에 비하면 매우 쉬운 일이다.
실제로 갤럭시S 시리즈와 아이폰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갤럭시S 시리즈가 우위에 서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프리미엄급 경쟁을 하고 있는 갤럭시S6와 아이폰6만 비교해도 디스플레이 크기, AP, 배터리 용량, 카메라 성능 등 항목 대부분에서 갤럭시는 더 우월한 스펙을 자랑하며 심지어 가격도 더 싸다. 삼성이 애플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이나 성능에서 밀리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삼성이 아이폰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 세가지와 극복 방법
이에 KT 경제경영연구소는 '한국 안드로이폰 프리미엄화를 위한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이 첫 번째로 지적한 건 아이폰에 비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부족한 디자인이다. 최근 갤럭시 시리즈는 메탈일체형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디자인에 신경 쓰고 있지만, 디자인 홍보전략이 떨어지는 탓에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아이폰의 경우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발표할 때마다 수석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의 설계철학을 홍보해 사용자에게 상당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 마치 명품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과 같은 전략이다.
삼성과 LG는 기술력 중심으로 제품 구상이 이뤄지는 탓에 엔지니어가 기술적 컨셉을 먼저 설계하면 나중에 디자인을 맞추는 방법을 선호한다. 반면 디자인에서 호평받는 회사는 디자이너가 컨셉에 맞는 외형을 먼저 만든 뒤 기술적 부품을 그 안에 배치한다. LG도 과거엔 '프라다폰' 등 유명 명품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훌륭한 디자인을 내세운 마케팅을 한 적 있다. 자체 디자인 역향이 떨어진다면 타사로부터 디자인 철학을 제공받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다.
두 번째는 구글 안드로이드 OS( 운영체계)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한계다. 자체 OS로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문제가 없는 애플과 달리, 삼성은 더 좋은 하드웨어 성능에서도 오히려 떨어지는 처리 및 반응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자체의 기술적 한계와 버그, 보안 문제 등도 대처하기가 어렵다.
국내 업체는 애플과의 OS 최적화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추구해야 한다.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제조 역량은 자국 생산 부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가령 반도체 생산을 못하는 애플은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2GB 메모리 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이 메인 메모리에 8GB 부품을 사용하고 구글과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한 최적화된 OS를 개발한다면 성능에서 열세를 보이진 않을 거다.
마지막 원인은 독자적 사용자 경험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역시 보급형 OS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문제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하기에 향후 기업 전략을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다. 가령 애플워치가 발매되었을 때, 애플은 곧바로 모든 아이폰에 OS를 업그레이드를 요구해 연동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했다. 시리(Siri) 등 신기능 적용할 때도 이미 하드웨어 적용 테스트가 완료된 상태로 보급해 쾌적한 이용이 가능했다.
반면 국산 안드로이드폰은 독자적 하드웨어가 탑재되는 경우가 적으며, 설령 탑재된다 해도 지원앱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사용자 경험이 떨어진다. 하지만 좌절하긴 이르다. 삼성은 획기적 기능을 하는 하드웨어를 뒷받침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잠재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VR(가상현실) 기기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을 채택한 기기를 위해 카드보드 시스템을 공개하며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은 기어 VR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앞으로 VR 촬영장비를 보급하고 상품성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생태계를 형성한다면 삼성과 LG가 아이폰에 비해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다.
지난 13일 갤럭시 노트5 가 뉴욕에서 공개됐다. 갤럭시 노트는 삼성의 프리미엄 패블릿 라인이며, 이번에도 다양한 신기능을 선보였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보긴 어려운 제품이었다. 갤럭시 노트5 마저 세계 시장에서 부진한다면, 삼성은 정말 진지하게 자사 스마트폰이 추구해야 할 길을 고민해야 할 거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