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 증시는 북한의 총탄에 움직이지 않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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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북한 도발 증시에 큰 영향 끼치지 않는다.

약 9년 전인 2006년, 북한의 핵실험 감행 소식은 주식시장에도 핵폭탄급 충격을 가져왔었다. 하루 만에 21조 원이 넘는 돈이 주식시장에서 증발했고, 하락 종목수와 개인 순매도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1일, 국내 증시는 9년 전 그 모습을 재연한 것 같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나 2.77%나 하락했고, 코스닥도 30 포인트가 넘게 떨어지며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고 불안정했던 증시는 북한 도발 소식이 겹치자 속절업이 무너져 내렸다. '코리아 리스크',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은 한국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2000년대 초반 주가-현금흐름 중간값 조사에서 외국기업(개발도상국 포함)은 대부분 5포인트 이상의 성적을 받았던데 반해, 한국 기업은 3.2포인트를 받는데 그쳤다. 한국 증시가 현금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고 있어 개도국 기업보다도 매력이 떨어진다는 거다. 조사 기관별 연구 척도와 실증 방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지적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오너리스크로 시끄러운 롯데가 경영권 분쟁
오너리스크로 시끄러운 롯데가 경영권 분쟁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은 대북관계 뿐만이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원인이 북한과의 대치상황에만 있는 건 아니다. 세종연구소가 출판한 '남북관계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관성 분석'에 의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기업 지배구조에서 오는 디스카운트다. 투명하지 못하고 후진성이 남아있는 기업 지배구조로 인해 한국 기업이 외국 투자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다는 거다. 최근 삼성, 롯데에서 발생한 '오너리스크'는 아직도 한국 기업이 전근대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둘째는 노사문제다. 극심한 노사 분규로 기업성장이 어렵고 경영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주가수익률(PER)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단기투자성향이다. 투자자의 단기 투기적 행태로 인해 주식가격 변동성이 커졌고, 이는 기업 펀더멘털이 기업가치에 반영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이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론이다. 이는 다른 국가 증권 시장에서 발션할 수 없는 한국 시장 특유의 위험요소이며, 남북간 무력 충돌이 주원인으로 지목되어왔으며 국내 주가 변화의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하는 한민국 국방부 장관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하는 한민국 국방부 장관

대북관계와 유가증권시장 움직임 연관성 있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S&P 등 해외 펀드매니저와 투자분석가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원인을 북핵 등 국가 위험도에서 찾았다. 하지만 남북관계 불확실성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이에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 주관적 인식과 평가에 기초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증적 연구가 부족했던 거다.

이후 학계에서 남북 정세가 주식시장 변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장기적인 연구를 했다. 햇볕정책이 추진된 김대중 정부부터 대북관계가 급속해 냉각된 이명박 정부 기간까지 주가 편화 추이를 보면, 대북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엔 지수가 상승하고, 북한 측 도발 등 부정적 사건엔 지수가 하락하는 반응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주식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남북경협 주식이 긍정적 소식에 강한 플러스 반응을 보이는 반면, 방위산업 주식은 부정적 사건에 상승하는 차이를 보였다. 명확한 경향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 수는 2000년애서 2007년 사이 1만 1천여 명에서 2만 2천여 명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금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투 자본은 시가총액 비중에서 30~40%를 유지하고 있으며 보유 주식 비중도 20% 내외로 높다. 그러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설명하기엔 적은 비중이며, 내국인과 외국인인 체감하는 남북관계 온도차도 무시할 수 없다. 주가 변동만으론 외국인 투자자가 남북 관계에 얼마나 동조하는지 알기 힘든 것이다.

 

세종연구소, "한반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파급력 거의 없다."

이에 세종연구소는 남북관계가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초단기적이라 원간 데이터로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북한 핵 개발이나 미사일 실험 등 국가적 긴장을 유발시킨 사건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기간은 짧으면 당일, 길어도 며칠에 불과했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인해 증시에 지속적 호재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제론 주가가 급락했고, 2009년 2차 북한 핵실험, 2010년 천안함 침몰 직후에도 코스피지수는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외에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한반도에 전면전 위협이 사라졌다는 믿음이 정착했다는 점,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정치적 이벤트보단 기업실적과 연관된 지표에 움직이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남북관계와 주가 변동 간 관련성을 재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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