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백화점, 명품 할인행사 이어 이번엔 VIP 마케팅으로 부자 소비자에 집중한다... 명품 부문 매출 증가 등 경기 침체 극복에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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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VIP마케팅으로 불황 타계 시도하다.

경기가 침체되고 국민들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물건이 안 팔리는게 당연하다. 특히 유통업계는 지난 몇 달 간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에 뼈를 깎는 할인 행사를 계속해왔다. 다행히 할인행사가 꽤나 호응을 얻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전통적 비수기인 8월은 월별 매출 비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시기다. 주말에 휴가지로 떠나는 사람이 많아 방문 고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때 업계가 공략하는 수요층이 VIP 고객이다. 명품 브랜드는 8월에 S/W시즌(가을/겨울) 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ViP  고객 매출량도 8월 초중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VIP고객은 명품 구매력이 강하며 경기 침체에도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매출액 규모도 크다. 신세계 백화점은 VIP 마케팅 효과로 이번 달 명품 부문 매출이 작년 대비 10.5% 증가했다.

백화점 VIP 고객은 어떤 면에서 일반 고객과 다를까?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VIP 클럽은 로얄, 아너스, 퍼스트, 퍼스트 프라임, 트리니티 등 5개 계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로얄부터 연간 구매금액이 각각 800만~6,000만 원 선이며, 트리니티의 경우 금액 외에도 최상위 고객 999명 한정이라는 조건이 더 붙는다. 매월 적어도 66만 원에서 500만 원을 백화점에서 소비해야 VIP 그룹에 들어갈 수 있는 거다.

 

신세계 백화점 VIP고객 선정 기준
신세계 백화점 VIP고객 선정 기준

 

기본적으로 VIP 고객에겐 다양한 추가 혜택이 돌아간다. 트리니티의 경우 정상 가격 제품은 물론 세일 / 가격 인하 제품까지 언제니 5%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트리니티 회원 전용 라운지, 인천 국제공항 신세계 라운지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명절과 생일엔 기프트카드를 보내주고, 다양한 문화공연행사가 열릴 때마다 초대장을 보낸다.

하지만 이 같은 명목상 추가 서비스는 별 것 아니다. 백화점의 VIP 고객 마케팅은 상상을 뛰어넘는 서비스로 가득하다.

오프타임 쇼핑 서비스는 VIP만을 위해 백화점 영업이 끝난 후 다시 한 번 문을 열어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서비스다. 고위 기업가, 정치인, 연예인 등 인파에 섞이기 곤란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데, 이 고객 한 명을 위해 상시 대기하는 담당 직원도 따로 있다.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기엔 VIP 고객을 모아 전용 라운지에서 론칭 쇼를 하기도 하며, 예술 작품을 해외에서 공수해 그들만을 위한 경매를 하기도 하고, VIP 고객 자녀에게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사회적 관계 형성자 역할까지 맡는다.

판매 형식도 많은 차이가 있다. VIP 고객 담당 직원들은 마치 친구나 가족인 것처럼 고객에 헌신하기도 한다. 기분이 침울한 고객을 위해 함께 드라이브에 나서는가 하면,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도 하고,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쉽게 형성되지 못하는 감성 마케팅을 통해 VIP 고객에게 심리적 특별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VIP 마케팅이 불황에서 효과를 보는 이유, 그리고 주의할 점.

VIP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간 인간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가격에 민감하지 않는 대신, 보다 정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 요구된다. VIP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상품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핵심상품 외 확장상품, 통합 상품 등으로 차별화된 상품 구조를 개발해야 한다. 상당히 소요가 많고 까다로운 마케팅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IP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는 건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액 80%를 차지한다는 '파렌토(Parento) 법칙'이 꽤나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경기에 접어들어 서민의 구매력이 떨어지자 돈에 구애되지 않는 '부'를 갖춘 VIP가 고객으로서 더 가치 있게 되었다. 일인당 매출액 및 수익도 일반 고객에 비해 3~4배 이상 많아 효율적이라 볼 수 있다.

VIP 마케팅은 고객 충성도를 높여 일반적 면에서 VIP 고객이 일반 고객보다 단골이 될 확률이 더 높다. 기업 경영 면에서도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기업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품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기업 성장 면에서 장기적으로 VIP 마케팅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차등 정책으로 밀어낸 일반 고객을 다시 유치하는 건 이전에 비해 수십 배의 노력이 투입되며, 고객 차등으로 인해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손상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신규 고객 유입을 막아 현재 이익에 안주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VIP 마케팅을 지속 추진하면서도 비우량 고객이 새로운 우량 고객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하게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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